2019-11-18 01:05 (월)
[창간24주년특집] P2P금융, 유니콘 요람으로 발돋움
[창간24주년특집] P2P금융, 유니콘 요람으로 발돋움
  • 문지현 기자
  • 승인 2019.10.28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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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화 통해 유니콘 등장 기대 거는 금융당국
“산업 건전성 높이는 동시에 자율성 보장해야”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P2P금융 시장이 성장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볼 수 있는 P2P금융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닿고 있는 데다 제도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어 내년은 P2P업계가 대약진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누적 대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 5조535억원을 돌파했다. 신용상품에 주력하는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 소속 회원사 5곳의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대출액 1조114억원을 합하면 P2P금융 업계의 누적 대출액은 약 6조649억원에 달한다.

몸집이 불고 있는 P2P금융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소비자 보호 체계가 강화돼 부실 우려가 줄고, 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 더욱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대한금융신문은 창간 24주년을 맞아 P2P금융의 현주소와 법제화를 계기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등판할 수 있을지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P2P금융 담을 그릇 없어 더뎠던 질적 성장

현재 P2P금융 기업들은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한 이후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업과 해당 플랫폼을 통해 모집된 금액을 대출자에게 전달하는 여신 업을 동시에 묶어 규정할 수 있는 법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P2P연계 대부업의 경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 직접 관리·감독을 받지만, 정작 모회사인 통신판매업은 당국이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 P2P금융 특성에 걸맞은 규제가 적용되지 못한 탓에 등장 이후 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 취약성을 보이며 질적 성장은 쉽지 않았다.

금융위가 P2P금융 기업에 대해 대출채권 공시를 강화하고 투자금을 별도 관리하도록 하는 등 업계 특성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적 규제로 업계 건전성을 제고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이 나서 P2P업계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상당수 업체에서 사기와 횡령 등이 만연했다. 투자자 자금을 약속한 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골드바 등 허위 상품으로 투자자를 속여 자금을 모집한 경우도 있었다.

이후 금융당국은 P2P금융이 포용금융의 하나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꾸준히 추진했으며, 업계 역시 협회 차원에서 자율규제안을 강화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업계 뜻대로 지난 2017년 7월 최초의 P2P 관련 법안이 발의된 후 총 5개의 관련 법안이 여야 의원들을 통해 발의됐지만, 그간 국회에서 심사되지 못한 채 잠들어 있었다.

입법기관인 국회와 금융당국이 긴 시간 P2P금융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결과, 지난 8월 ‘온라인금융투자연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발의된지 2년 만에야 P2P금융 법제화의 첫 단추가 채워진 것이다. 최종 관문까지는 국회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온라인금융투자연계법은 P2P업체의 최소 자기자본금을 현행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고, 금융사의 P2P대출 투자를 일부 허용해 P2P상품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수료 부과 체계, 투자한도 등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세부사항들은 시행령에 명시된다.

초기 성장 위해 ‘자율성’ 초점 둬야

P2P금융 업계는 최근 법제화를 앞두고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시행령을 만드는 금융당국에 자율성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최고 금리를 넘어서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수수료 부과 방식 및 한도 등에 자율성이 있어야 산업 성장이 촉진될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 의견이다. 

투자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연계투자와 연계대출 불일치 금지에 대한 예외 사항도 요청했다. 현 법안에선 연계투자와 연계대출의 만기, 금리, 금액을 다르게 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대통령령으로 예외를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두고 있다.
 
또 금융기관 등의 연계투자 허용 범위에 사모펀드,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자 등 모든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온라인투자연계 금융업자의 겸영업무 및 부수업무에 대한 포괄적 허용 △고객의 계약 체결에 비대면 전자적 방식 허용 △원리금 수취권 양도 허용 범위 확대 등 세부조항도 명확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해외 P2P금융 시장의 경우 금융기관 연계투자가 허용돼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미국 P2P기업 ‘렌딩클럽’의 경우 지난 2017년 은행과 각종 금융기관이 전체 투자자의 83%를 차지한다. 여기에 여신전문금융업자는 물론 연기금도 포함됐다. 

또 다른 P2P업체 프로스퍼(Prosper)도 대출 채권의 95%에 각종 금융기관이 투자한다. 금융기관 연계 투자에 대한 업계의 요구는 해외 P2P금융 시장 사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업계 의견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시행령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당국은 P2P금융 업체들이 핵심 경쟁력을 키워 법제화 이후에 다가올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하길 기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공식 석상에서 “국내 P2P금융 기업들이 법제화에 힘입어 ‘소파이(SoFi)’와 같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회적 금융(Social Finance)의 약자인 소파이(SoFi)는 지난 2011년 미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모여 학자금 대출을 시작한 P2P 금융 기업이다. 현재 학자금 재융자, 개인신용 및 주택담보 대출 등 각종 대출과 투자·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소파이의 기업가치는 지난 6월 기준 약 48억달러(약 5조6500억원)로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했다. 렌딩클럽은 지난 2014년 P2P 기업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현재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기록, 유니콘 기업에 반열에 올랐다.

육성정책 힘입어 한국판 ‘소파이’ 등장할까

국내 P2P금융은 대표적인 핀테크 산업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아직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국내는 P2P금융 법제화를 위해 독자적인 제정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유니콘 기업이 성장할 토양이 제대로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P2P금융 관련 제정법을 만들어 제도화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국내 업체 중에선 테라펀딩과 어니스트펀드, 렌딧 등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누적 대출액 기준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대출액이 9136억원으로, 6조원 이상인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국내 1호 부동산 P2P금융 기업으로 제도권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 기반 중소형 주택 건설 사업자들에게 10%대 중금리 건축자금 대출을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테라펀딩은 지난달 약 22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330억원을 넘어섰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선도 금융그룹의 직·간접적인 투자 참여다. K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IBK기업은행 등이 신규 주주로 참여했고, 여기에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한 우리은행까지 포함하면 국내 6대 금융그룹 중 4개 그룹이 테라펀딩의 주주인 셈이다.

어니스트펀드 또한 유력한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어니스트펀드는 지난달 기준 누적 대출액 629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담보, 부실채권(NPL) 포트폴리오, 중소기업 신용대출 등부터 선정산채권(SCF)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다루고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이달 242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업계 최대 누적 투자금 규모인 33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최초로 제1금융권인 신한은행의 지분투자를 받은 바 있으며 KB인베스트먼트, 한화투자증권 등 굴지의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해 성장성과 기술력, 전문성을 입증받았다.

비부동산 상품을 취급하는 렌딧은 출범 4년 만에 누적 대출금액 1886억원을 달성하며, P2P 금융 신용대출 시장 점유율 44%로 신용대출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렌딧은 지난 2015년 미국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5억원을 유치, 지난해 말에는 국내외 벤처캐피털(VC) 4곳으로부터 총 70억원을 투자받아 총 243억원의 해외 투자금을 모았다.

렌딧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내외 임팩트 투자사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임팩트 투자사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도전하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VC다. 재무적 수익률과 더불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임팩트를 함께 추구한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에 법제화가 이뤄지면 그간 투자를 검토해 온 여러 금융회사의 투자가 본격화되는 등 업체들은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업계에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선 겸영, 부수 업무를 과감히 허용하고, 수수료 체계에 자율권을 보장하는 등 유연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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