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웃돌며 사모 운용사 신기록 세웠지만
라임사태 이후 신규자금 유입 끊기며 추락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라임자산운용에서 한달새 5000억원 가량의 설정액이 증발했다. 파킹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등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되며 환매가 급증하고 신규 자금 유입이 끊긴 탓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전체 설정 잔액이 4조9145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일 한 달 전인 5조3713억원 보다 8.5%(4568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라임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지난 7월 말 5조721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문 사모운용사 중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8월 말 5조3713억원로 내려앉은 뒤 9월 말 결국 4조원대로 고꾸라졌다. 

라임자산운용에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전환사채(CB) 편법거래 등 의혹이 불거지며 자금 유출은 늘고, 유입은 줄어든 탓이다. 

앞서 일부 펀드에 대한 환매중단 발표도 설정액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환매 중단이 선언된 펀드들의 환매는 막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며 나머지 개방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라임자산운용은 ‘펀드런’을 우려해 일부 펀드에 대한 환매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실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곳 대부분에서 설정 잔액이 줄어들었다. 

판매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9월 말 기준 설정잔액은 6346억원으로 전달 대비 2462억원이 줄어들었다. 이어 대신증권은 1423억원, 교보증권은 1104억원이 줄었다. 신한금융투자(353억원), 한국투자증권(291억원), NH투자증권(289억원), 신한은행(199억원), KB증권(142억원), KEB하나은행(61억원), 메리츠종금증권(34억원)도 설정잔액이 줄어들었다. 

반면 오히려 설정 잔액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키움증권은 9월 말 기준 설정잔액이 6463억원으로 전달 대비 2491억원이 늘어났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상위 판매사 11곳 중 설정액이 늘어난 곳은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설정잔액 5조원을 돌파하며, 성공신화를 이끌어냈던 라임자산운용의 자금이탈 속도가 무섭다”며 “라임자산운용이 환매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더 커졌다. 앞으로도 꾸준한 환매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라임자산운용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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