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활성화로 지점축소…늘 북적이는 창구
업무 처리 채널 늘려 고객 편의·비용 효율성↑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은행의 대기 번호표 발급 기기. 31명의 대기자가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은행의 대기 번호표 발급 기기. 31명의 대기자가 있다.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직접 영업 창구를 방문해야만 처리 가능했던 일부 은행 업무가 지점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 활성화에 따른 지점축소 여파로 미칠 수 있는 고객의 불편함를 덜고, 지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교적 간단한 은행 업무는 외부에서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지점 수(6월 말 기준)는 지난 2017년 7004개에서 2018년 6779개, 2019년 6743개로 계속 줄고 있다.

핀테크(금융+IT) 발달로 모바일뱅킹이 보편화하면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아직 대면으로만 진행할 수 있는 은행 업무가 많은 만큼 고객들은 적어진 지점에 적지 않은 불편을 느낀다.

십여 분 내외로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되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쪼개 지점을 방문하고, 늘 북적이는 창구 앞에서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을 거친다.

이를 개선하고자 은행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일부 업무들을 지점 밖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심사 시 세대원들의 동의서를 모바일로 받을 수 있는 '모바일 동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시행 후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세대원으로 등록된 모든 구성원들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해 조회 동의서를 작성해야 했다.

대출 금액에 상관없이 세대원 전원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해 근무 등으로 평일 지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은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모바일 동의 서비스 도입으로 신한은행에서 진행하는 대출건은 지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은행 직원이 보내준 휴대폰 문자메시지(MMS)를 통해 간편하게 동의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지점과 원거리에 있는 공단 소재 중소기업 직원, 일과 중에 사업장을 비우기 힘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QR명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고객들이 기업은행 직원 명함에 담긴 개인별 QR코드를 촬영하면 기업은행의 웹 기반 모바일 지점인 ‘IBK큐브’로 연결되고, 영업점 방문 없이 즉석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특히 IBK큐브는 비대면으로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 신청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타 은행의 경우 인터넷뱅킹 이용을 위해선 지점을 방문해 최초 1회 본인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핀테크 업체인 피노텍 및 IBK기업은행과 협업해 ‘은행 간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른 금융회사 대출을 상환하고자 해당 영업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고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대완 대출 서비스는 대출 미상환 리스크도 해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은행권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된 ‘드라이브(Drive Thru) 스루 환전 및 현금인출 서비스’를 올해 안에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이 서비스는 카페, 패스트푸드, 주유소 등 차를 이용해 진입할 수 있는 특정 매장에서 차량번호 인식 등으로 개인 인증을 거친 고객에게 환전과 현금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점 축소로 초래할 수 있는 고객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들이 주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업무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탄력 지점 운영 등의 노력을 펼쳤지만 기존에 보유한 지점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과 긴 상담이 필요치 않고, 구비 서류가 적은 비교적 간단한 업무에 한정해 은행 외 제3의 장소에서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임과 동시에 은행 운영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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