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대체보다는 일부 잠식에 그칠 것”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사들 대비해야

모바일 간편결제가 확산되면서 기존 카드 중심의 지급결제 구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결제수단 중 하나인 체크카드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0 금융산업전망’에 따르면 충전식 간편결제 서비스의 확산으로 체크카드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간편결제는 대표적으로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서 쓸 수 있는 삼성페이를 비롯해 은행 계좌와 연동해 사용 가능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으로 구분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은 2016년 기준 26조8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80조14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충전식 간편결제의 경우 계좌 기반으로 보유한 자산 내에서 소비한다는 점에서 체크카드와 유사하기 때문에 대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득공제율도 30%로 동일하다.

지난해 간편결제 전체 결제수단 중 신용‧체크카드가 9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선불카드와 계좌이체를 통한 결제는 각각 5%, 4%에 그쳤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실제 올 상반기 선불전자지급서비스의 규모는 22조원 정도였으며 하루 평균 이용건수 및 금액이 각각 6.0%, 52.7%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불전자지급서비스란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상거래 대금 등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충전식 간편결제 이용금액을 포함한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간편결제 서비스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 선결제하는 지급지시서비스업과 독립 계좌 발급 및 관리, 결제‧송금 및 종합자산관리기능까지 더한 종합지급결제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정책으로 체크카드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물론 간편결제 시장도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가 부족한 점, 고령층까지 수용하기 어려운 점 등의 한계가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간편결제 시장이 지금으로서는 위협인 요소가 크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사들도 소비자들 유인책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거래 형태 관행을 봤을 때 체크카드의 일부 영역을 간편결제가 침범할 수는 있으나 극단적으로 갈 가능성은 적다”며 “대출 혜택 등 은행과 연계된 혜택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카드를 등록해 쓰는 형태의 간편결제가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의 경우 현재 신용공여 중심 소비 행태가 단기간에 변화하기 어려운 만큼 신용카드 중심 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간편결제 시장이 범용성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향후 체크카드를 비롯해 카드 중심 지급결제 시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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