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459명 신규유입…메리츠 “보험역사상 최고”
9월 삼성화재 수수료 맞불놨지만 오히려 증가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신인설계사를 도입했다. 삼성화재가 본격적으로 설계사 유입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메리츠화재를 견제하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도입한 신인설계사는 1459명으로 전달(1121명) 보다 300명 넘는 신인설계사를 추가 확충했다. 

메리츠화재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최근 메리츠화재는 CEO메시지를 통해 “기존 월별 신인설계사 도입 최고실적은 삼성생명이 1352명”이라며 “보험 역사상 최고 신기록”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올 초부터 꾸준히 업계에서 가장 많은 신인설계사 모집을 이어왔다. 지난 5월 1004명, 6월 1121명, 7월 1167명, 8월 1149명 등이다. 이 같은 도입 실적은 삼성화재의 견제에도 지속됐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부터 개편된 신인 설계사 수수료제도를 도입, 설계사 리쿠르팅에 본격적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8월까지 삼성화재의 설계사 도입은 월 평균 500명 내외였다. 그러나 수수료개편 이후 9월 1047명, 10월 1300여명을 새로 모집하며 기존대비 두 배 이상의 월 신인설계사 도입을 이뤄냈다.

업계는 삼성화재의 수수료제도 개편 이후 메리츠화재의 신인설계사 모집규모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화재가 지난 9월부터 기존보다 신인설계사 도입 문턱을 크게 낮추고 인센티브를 확대한 영향이다. 

삼성화재가 새로 도입한 수수료제도는 입사 이후 보험영업 활동에 따른 정착지원비를 크게 늘린 구조다. 기존대비 적은 영업활동으로도 일종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설계사가 새로 모집한 설계사 숫자만큼 성과급을 얹어 주는 ‘메리츠식’ 제도도 함께 도입했다.

그럼에도 메리츠화재의 신인설계사 유입이 많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16년 도입한 사업가형 점포제도와 모집수수료 개편이 꼽힌다. 메리츠화재는 사업가형 점포를 도입하며 기존 ‘본부-지역단-지점’의 3단계에서 본사서 영업점포로 직결되도록 슬림화, 기존 점포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 제도에서 개별설계사는 설계사를 많이 데려올수록 팀장, 지점장, 본부장 등의 직급을 얻게 된다. 신인설계사를 많이 영입하고, 이들이 보험 상품을 많이 팔면 고직급자의 성과급도 늘어난다. 개편 후 2년 6개월간 60명의 설계사 출신 본부장이 탄생했을 정도다.

타사 대비 높은 수수료체계와 낮은 인수심사 기준도 한몫했다. 설계사가 보험영업을 해오면 간편한 심사 프로세스를 통해 계약심사 성공률도 높였다. 새로운 설계사를 데려오는데 따른 인센티브를 늘리고,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신인 설계사가 다시 새로운 설계사를 모집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2년차 이하 신인이 도입하는 설계사 수는 월 평균 800여명”라며 “높은 시책, 무리한 목표달성, 진급을 위한 제 살 깎아먹기 식 모집이 아닌 자발적 모집이라는 선순환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손해보험사 사장단은 ‘소비자 신뢰회복과 가치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를 실시했다. 앞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간 신인설계사 채용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만큼 보험업계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사장단은 설계사 스카우트 관련 부당행위를 방지하고, 과도한 시상이나 시책을 자제키로 뜻을 모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치아보험을 둘러싼 손보사간 시책경쟁에서 메리츠화재는 꽤 긴 기간 동안 설계사들에게 ‘수수료는 메리츠화재’란 인식을 만들어냈다.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이번 사장단간 자율결의가 오히려 반가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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