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무 경력 10년 이상인 EMV 전문가여야
까다로운 자격요건에 두 차례 입찰 공고 ‘유찰’
여신협회 “단독 지원자와 수의계약도 고려 중”

여신금융협회가 ‘국내전용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 개발을 총괄할 프로젝트매니저를 찾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여신금융협회가 ‘국내전용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사업을 총괄할 프로젝트매니저(PM)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지난달 18일 ‘국내전용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이하 KLSC) 개발 및 국내 신용카드 인프라 마이그레이션 추진을 위한 PM 용역 계약’에 관한 입찰 공고를 냈으나 유찰됐다.

이에 이달 초 재입찰 공고를 올렸지만, 이 또한 단독 지원에 그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까다로운 자격요건이 한몫했다.

PM은 국제 상호호환성 표준인 유로페이·마스타·비자(EMV)의 최신 규정에 부합하면서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합한 KLSC 개발 및 카드사, 밴(VAN)사, 단말기 칩 제조사에서 상용화를 위한 마이그레이션 전략 수립과 시행 사업 총괄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KLSC 발급사를 위한 애플릿(Applet)‧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규격 마련 △KLSC 지원 단말기 규격 마련 △성능검증(POC) 개발 및 시연 관리 △이해관계자 기술교육 지원 △KLSC 확대를 위한 마이그레이션 마스터플랜 관리 △전체 KLSC 사업 관리 방안에 대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핵심 인력이다 보니 국제 브랜드사 IC칩 신용카드 관련 업무 경력 10년 이상, EMV 신용카드 결제 규격에 대한 전문가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PM은 KLSC 업데이트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경력이 10년 이상이면서 겸업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올인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출할 계획”이라며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국내에 많지 않다 보니 두 차례 공고가 유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단독 지원자와 수의계약을 하는 방향도 고려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 유효기간 조정 등 우리나라의 정책에 따라 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KLSC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카드산업 환경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국제 브랜드사의 표준규격 준용으로 인증비용을 떠안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로열티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때문에 여신협회는 지난 2009년 국내전용카드 시장 환경에 적합한 IC칩 신용카드 독자 규격을 선보였으나 당시 IC칩이 아닌 MS결제(마그네틱 방식)가 주를 이뤄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MS결제의 허술한 보안 실태에 대한 이슈가 불거졌고 IC칩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기반이 마련됐다. 이해관계자의 이견에 이를 수년간 방치해왔던 여신협회는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KLSC의 필요성을 입증하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당위성을 개진한 바 있다.

여신협회는 PM 선정 후 기술개발을 담당할 사업자와 손잡을 계획이다. 업계는 순조롭게 진행될 시 내년 초에는 약 10년간 묵혀왔던 사업 실현에 진척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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