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6 14:55 (월)
금융혁신이 들고 온 '소비자보호' 딜레마…보완책 시급
금융혁신이 들고 온 '소비자보호' 딜레마…보완책 시급
  • 문지현 기자
  • 승인 2019.11.12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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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금융혁신과 금융소비자 보호' 세미나 개최
당국 "시장 신규 진입자 허용하면서 소비자보호 주력할 것"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디지털전환기의 금융혁신과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디지털전환기의 금융혁신과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금융혁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순기능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규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계엔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오픈뱅킹 시행,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등으로 금융혁신을 위한 환경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해당 정책에 힘입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 유출, 금융약자 소외 등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은 금융당국, 기업 등이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금융당국과 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기의 금융혁신과 금융소비자보호' 세미나 자리에서 이 같은 과제를 논의했다.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기업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편익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먼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사업모델에 접목할 경우, 해당 사업모델이 기존에 존재했는지 여부에 따라 규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연구위원은 "P2P금융이나 1사전속주의를 면제받은 대출중개 서비스처럼 새롭게 등장한 사업모델은 혁신의 여부를 떠나 소비자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라며 "반면 기존에 존재하던 사업모델에 신기술을 접목할 경우는 소비자보호 체계가 혁신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편익 증대는 '보호'가 전제돼야만 가능한데, 새로운 사업모델이 어떠한 소비자 문제를 가져올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소비자보호의 한 축인 정보보호 측면에선 개인정보 유출 시 기업의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고를 일으킨 기업이 문을 닫을 정도로 강화된 과징금을 부여받아야, 기업 스스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보안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다는 주장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신용석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인 GDPR은 전 세계 매출의 4%를 상한으로 벌금을 부과한다"라며 "국내도 기업의 보안이 미흡하면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도, 물리적 망분리 등 보안통제 방법론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정보 활용 체계와 금융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정보 유출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전자금융거래법에 명시돼 있는 ‘금융사 무과실 책임주의’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과실 책임주의는 소비자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금융사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해당 조항 때문에 실제 손해배상 소송에서 금융소비자가 패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소비자가 손해배상 받을 수 있는 전자금융사고 유형을 세 가지로 좁게 인정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의 고의 및 중과실 유형은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서다.

김앤장법률사무소 김동일 변호사는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소비자가 전자금융거래법에 열거된 금융사고로 피해를 봤음을 입증해야 하고, 어렵게 이를 입증했다 하더라도 고의·중과실 여부를 판단 받아야 한다”라며 “미국처럼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배상책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또한 금융혁신과 소비자보호 방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신규 시장 참여자를 기존 금융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소비자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설명이다.

금융위 노태석 정책전문관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를 허용하면서 소비자보호를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이를 실무상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당국도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에 부과하는 물리적 망분리 규제에 대해선 유권해석을 통한 완화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현행 규제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또 은행, 보험 등 업권별 규제체계에서 기능별로 재편할 경우 영세 업체가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무상 실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소비자법센터,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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