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금융사 설립, 지분 투자 등 진출전략 다각화
금융위원회, 아세안 금융당국과 협력관계 강화 계획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에 진출하는 국내 금융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 뛰어든 국내 금융사들은 적은 자산 대비 높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아세안 지역 금융 분야 협력 성과와 주요 특징’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점포는 올해 6월 기준 150개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말(78개) 보다 92%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은 많은 인구(2018년 6억4777만명→2024년 6억8841만명 예상)와 높은 경제·금융산업 성장률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아세안 지역을 우선 해외진출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아세안 경제와 금융발전에 기여하고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기 위해 아세안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현지화를 통한 금융사 진출, 금융인프라 분야 협력을 통한 한국 금융발전 노하우 공유 등 한·아세안 상호 간의 경제발전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금융사의 해외 점포 가운데 아세안 지역 자산 비중은 전체의 약 14%(2018년 말 기준)에 불과하나 수익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아세안 지역에서 국내에 비해 높은 총자산이익률(ROA)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은행 평균 ROA는 0.3%인 반면 아세안 지역에 위치한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평균 ROA는 0.56%를 기록했다.

금융사들은 아세안 지역에 은행업권 진출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사 설립,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을 다각화해 진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 단독 진출에서 지난 2014년부터 카드, 금융투자, 소비자금융 등 금융계열사 동반 진출로 방향을 바꿔 단순 은행업에서 금융지주사의 장점을 활용한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는 효과를 거뒀다.

아세안 지역의 국내 금융사 진출 형태는 사무소나 지점보다 현지법인이 크게 늘었다. 법인 설립, 현지 금융사 지분 확보, 현지 고용 및 현지 중심 영업 확대 등 각국의 경제적·사회적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미얀마에 진출하는 데 있어 지난 2014년 법인 설립단계부터 현지인 중심 경영·영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현지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을 통해 현지 열위의 인프라를 극복했다는 평이다.

또 우리은행은 캄보디아가 금융업 고성장(연 20% 이상)을 이루고 있는 반면, 은행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자 금융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상업은행보다 소액여신금융사 및 저축은행 인수(M&A)를 추진해 영업기반을 확보해 매년 40~50%의 고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아세안 진출 국내 은행의 현지 대출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167억불로 지난 2015년 대비 92%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약 80%의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현지인 및 현지기업 관련 대출은 약 100억불로 총 대출금 대비 약 65%를 차지, 현지화가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세안 금융당국과 금융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 애로사항 해소 및 아세안 국가 금융제도, 인프라 구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이번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아세안 지역과의 금융협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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