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6 12:10 (월)
교보생명, 고수익채권 팔아 FI 배당금 확보하나
교보생명, 고수익채권 팔아 FI 배당금 확보하나
  • 박영준 기자
  • 승인 2019.11.1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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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순익 나홀로 상승 배경엔 자산 처분이익 절대적
신창재 회장-FI 법정공방중 당근책으로 배당액 늘려야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교보생명이 미래이익(고수익채권)을 팔아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창재 회장과 법정공방에 돌입한 재무적투자자(FI)를 달래기 위해 배당재원 마련에 집중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60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5142억원)보다 18.1%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80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047억원)보다 14.4% 늘었다. 보험영업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높은 운용자산수익률(4.03%)을 기록하며 자산운용수익을 크게 벌어들인 결과다.

저금리 기조에 허덕이는 생보업계 주요 보험사 가운데 순이익이 급등한 곳은 교보생명뿐이다. 이러한 나홀로 성장은 채권 등 자산매각을 통한 실현으로 관측된다. 미래의 확정적 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고수익 채권을 팔아 현재 이익을 늘린 셈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7년 보유채권의 전부를 매도가능자산으로 전환하면서 언제든지 채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교보생명이 올해 3분기까지 처분한 매도금융자산은 10조4862억원이고, 이를 통해 3963억원의 처분이익을 실현했다. 올해만 장부가상 10조899억원의 매도금융자산을 10조4862억원에 매각해 순익으로 귀속시킨 것이다. 누적 순익에서 매도금융자산의 처분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5.2%에 달한다. 

대부분은 채권매각에서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교보생명의 올해 3분기 국공채는 지난해 말(19조7250억원)보다 8914억원 줄어든 18조833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매도금융자산의 처분이익에는 지분증권과 채무증권(채권)이 모두 포함되지만 보험사의 자산은 대부분 채권으로 구성돼있다. 게다가 대량의 자산이 감소한 건 국공채가 거의 유일하다. 

한 생명보험사 회계사는 “처분이익 가운데 채권매각 규모만 명확히 파악하긴 힘들다. 다만 재무제표상 현금흐름을 살펴볼 때 국공채 등에서 대량 매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기별로 놓고 보면 처분이익은 더욱 두드러진다. 교보생명의 올 3분기 순익은 1753억원으로 이 가운데 매도금융자산 처분이익은 82.8%(1452억원)에 달한다. 자산을 처분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순이익은 301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교보생명 관계자는 “유가증권처분이익 증가는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기 위해 단기채를 매각하고 장기채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처분손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자산운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나 재무회계기준(K-ICS)을 앞두고 자산듀레이션을 확대하기위해 리밸런싱 하는 과정과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IFRS17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보생명은 유보금 대신 배당성향을 확대를 택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이 처분이익을 통해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는 이유를 배당액 확보 때문으로 본다.

신창재 회장과 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사이에선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FI 측은 신 회장이 약속한 상장 기일을 넘기자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했다. 신 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3월에 ICC에 중재 재판을 신청했고, 합의에 따라 홍콩과 싱가폴 등 ICC 중재재판소가 있는 곳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의 경영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FI들과 분쟁이 시작됐던 2017년 이후부터 교보생명의 배당성향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12.9% 수준에 그쳤던 배당성향은 FI와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16.0%, 2018년엔 18.7%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도 배당액은 동결한 영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교보생명 입장에선 처분이익을 확보해서라도 순이익을 지키는 한편, 배당액을 유지 혹은 늘리는 식으로 FI를 달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지분은 신창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36.91%를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풋옵션을 보유한 FI는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지분율 9.05%), SC PE(5.33%), IMM PE(5.23%), 베어링PEA(5.23%) 등 프라이빗에퀴티(PE)들과 싱가포르투자청(4.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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