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 10:10 (금)
DLF 사태에 은행서 보험 찾던 고액자산가 급감
DLF 사태에 은행서 보험 찾던 고액자산가 급감
  • 박영준 기자
  • 승인 2019.11.25 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일시납 초회보험료 전달比 532억 하락
DLF 사태 중심 우리은행서 매출 감소 집중
은행별 KPI 개편에 방카매출 대폭축소 전망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타격이 보험사의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매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마다 비이자이익을 담당하는 펀드 및 보험상품에 대한 성과평가 기준을 바꾸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내년도 방카슈랑스 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 보험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발생한 DLF 사태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9월과 10월부터 방카슈랑스 매출이 급감하는 추세다. 

문제가 된 DLF 상품은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원금 비(非)보장형 사모펀드로 은행이 한번에 1억원 이상 투자 가능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했다. 고위험 상품임에도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처럼 팔렸지만, 최근 거액의 손실을 냈다. 

DLF 사태는 고액자산가의 뭉칫돈이 몰리던 일시납 보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카슈랑스 채널서 판매한 일시납 보험 초회보험료를 월별로 살펴보면 △1월 2830억원 △2월 2874억원 △3월 3802억원 △4월 3628억원 △5월 3032억원 △6월 2540억원 △7월 3851억원 △8월 3635억원 △9월 3426억원 △10월 2894억원 등이다.

이는 총 18개 생명보험사가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총 15곳, 농·축협, 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대리점에서 지난달까지 판매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달 방카슈랑스 일시납 상품의 초회보험료는 전월 대비 532억원(15.5%)이나 급감했다. 초회보험료란 보험에 가입한 뒤 계약자가 처음 낸 보험료로 보험사의 주요 매출 지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특히 DLF 사태의 중심에 있던 우리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보험사들은 우리은행에서 일시납 보험 판매로 9월과 10월 각각 567억원, 469억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는 1~8월까지의 평균 판매액(918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보험 판매가 많은 금융기관대리점으로 꼽힌다. 월별로 매출이 높을 땐 10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한다. 올 들어 우리은행이 500억원 대 이하의 보험판매를 기록한 건 9월과 10월이 처음이다.

함께 이슈가 됐던 KEB하나은행의 경우 5개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가운데 신한은행 다음으로 방카슈랑스 매출이 적은 대리점이라 판매량 감소가 크지 않았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선 월납 보험상품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1~9월까지 꾸준히 평균 200억원 내외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올리던 월납 보험상품의 초회보험료 수입은 지난달 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87억원(38.0%)이나 매출이 빠졌다.

보험업계는 대부분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에서 매출 감소가 이뤄졌을 것으로 내다본다. 저금리 상황에 보험사들도 더 이상 고이율을 보증하는 공시이율형 보험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방카슈랑스에서 변액보험 중심으로 판매하는 미래에셋·흥국·KB·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이번 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마다 지점별 성과평가제도(KPI)를 뜯어고치려는 분위기다. 성과 때문에 애써 펀드나 보험을 팔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골자다.

우리은행의 경우 KPI에서 펀드나 보험을 판매해 얻는 수수료인 비이자이익을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영업점마다 부여하던 금융상품 판매 목표마저 없앤다. 

신한은행도 프라이빗뱅커(PB)의 KPI에서 개별 금융상품 판매실적 대신 고객의 수익률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수익률 등 고객 관리에 대한 비중을 높였고, KB국민은행도 비이자이익 비중을 낮추고 수익률 비중 상향을 논의 중에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 PB들도 DLF 사태 이후 보험상품 자체를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성과평가 기준에서 비이자이익 상품을 제외하는 기조로 돌아서면서 내년엔 방카슈랑스 판매 규모가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