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KEB하나은행·국민은행 4~6파전 격돌
경험 살린 발전 vs 세대교체, 조합원 의견 분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세 곳이 내달 노조위원장 선거를 진행한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정년 연장, 핵심성과지표(KPI) 개선 등 임직원들의 최대 관심사를 앞세워 표심 얻기에 분주히 발품을 팔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내달 3일 실시되는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는 재선에 도전하는 박필준 현 노조위원장을 포함,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3명의 러닝메이트로 구성된 총 4개 후보 조가 출마한다.

후보들은 최근 발생한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불거진 은행 신뢰도 하락, KPI 개선 등의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내는 공략을 중점적으로 내세우며 선거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DLF 사태가 터진 직후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던 박 현 노조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이번 DLF 사태를 놓고 사측과 책임을 전가하는 공방을 벌이기보단, 자체 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박 현 노조위원장은 우리사주조합과 연대해 직원들의 우리사주 지분율을 크게 늘리고 주 52시간 근무 조기 도입, 장기 의무 휴가제도 마련 등 재임 기간 보여준 행보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 4년 만에 통합 노조위원장을 뽑는다. 그동안 하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 출신과 외환은행 출신이 공동 노조위원장을 맡아 왔다. 선거는 내달 6일 진행되며 박진우 현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총 6명의 후보로 대진표가 짜였다.

각 후보들은 혁신과 분위기 쇄신을 외치며 노조에 대한 직원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표심 잡기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하나은행 노조는 지난해부터 사측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 등의 일부 대외행보는 직원들의 공감을 받지 못했고, 비난 여론이 생성되기도 했다.

이번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 후보는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돼서 출신 은행별로 다툼을 벌이는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또 다른 후보도 기존 계파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공언해 직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내달 24일 노조위원장 선거를 실시한다. 류제강 현 KB국민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총 6개 후보조가 명단에 올랐다. 박홍배 현 노조위원장은 내달 19일에 있을 금융노조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재선은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위 선거전에는 기존 집행부로 구성된 후보조를 향한 관심이 크다.

기존 집행부는 지난 1월 8일 직원들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19년만에 국민은행 총파업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임금·단체협약을 최종타결해 내며 노사관계 회복으로 고비를 잘 매듭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기존 집행부 후보조는 올해 단체협약을 통해 확보한 임금피크제 1년 연장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처우개선 등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사측을 상대로 노조의 입김이 갈수록 세지고 있는데, 차기 노조를 두고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있길 바라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세대교체를 원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위 선거를 앞두고 후보조들이 영업지점을 방문하며 활발한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당선된 이들이 공약을 슬기롭게 이행하고, 노사관계 회복과 더불어 조직 화합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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