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0 12:35 (화)
돌풍 속 ‘김용범호’ 4년…이제 결실만 남았다
돌풍 속 ‘김용범호’ 4년…이제 결실만 남았다
  • 박영준 기자
  • 승인 2019.12.04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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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부임후 첫 장기보장성보험 매출 목표 하향
조직 효율화·손해율 관리로 어닝서프라이즈 ‘예고’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가 내년엔 김용범 부회장 부임 이후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지난 4년간 김 부회장은 5위사던 메리츠화재가 1위사인 삼성화재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앞만 보고 내달리던 메리츠화재가 이제 순익 중심의 내실경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통해 장기보장성보험에서 월 평균 133억원의 신계약 매출 목표를 세웠다. 이는 올해 대비 6.4%포인트 낮춰진 수치다. 채널별로는 전속설계사 채널에서 35.9%의 성장, 독립보험대리점(GA)채널에서 27.0% 하향으로 잡았다.

부임 후 첫 ‘매출 유지’…내실화 잰걸음

메리츠화재가 매출 목표를 낮춘 건 김 부회장 부임 이후 처음이다. 최근 몇 년간 유지해온 매출 확대 전략이 사실상 현상 유지로 바뀐 것이다. 같은 규모에서 전속설계사 채널의 매출 확대는 비용 절감의 성격이 강하다. 타사와 영업경쟁에서 무리하게 돈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미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전속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회사다. 지난 8월 말 기준 2만1480명으로 상위사인 삼성화재(1만8549명), DB손해보험(1만5천177명), 현대해상(1만1294명) 등보다 많다.

전속설계사 숫자가 늘어난 건 지난해 초 손보사간 치아보험 시책 경쟁이 기점이 됐다. 당시 손보사들은 GA에 판매수수료와 더불어 고객이 내는 월 보험료의 6배 이상을 시책으로 지급했다. 선두에는 메리츠화재가 있었다. 판매자(설계사)에겐 높은 인센티브를 주고, 소비자에겐 타사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해 시장지배력을 키운 것이다.

금융당국의 권고로 모든 손보사의 시책이 월납보험료의 2.5배로 제한될 때까지 메리츠화재는 약 3개월간 GA채널에서 높은 시책과 인수기준 완화로 독주했다. 타 보험사가 주춤할 때 ‘영업=메리츠’란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월 평균 300명대에 그치던 메리츠화재의 신입설계사 숫자는 치아보험 시책경쟁이 마무리되던 같은 해 2분기부터 매월 5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재는 매월 1000명 이상의 신입설계사가 메리츠화재에 유입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신입설계사는 9123명으로 김 부회장이 부임했던 지난 2015년(4341명)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전속설계사가 늘면서 손보사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은 장기보장성 인(人)보험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달만해도 월 140억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위협하고 있다.

영업손실 줄여 최대순익 예고

내년은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로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메리츠화재가 늘어난 전속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비용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전속채널은 GA채널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을 낮출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연도별 보험영업손실을 살펴보면 △2015년 3351억원 △2016년 2265억원 △2017년 2140억원 △2018년 3959억원 △2019년 3분기 5559억원 등 꾸준히 늘고 있다. 보험사는 신계약이 늘면 그만큼 사업비를 상각해야 한다. 많이 판만큼 장부상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메리츠화재는 탄탄하게 구축한 전속채널 덕분에 GA채널에서 인수기준 완화나 높은 시책 등으로 무리한 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전속채널의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매출을 현상 유지만 해도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유사암 가입한도를 축소하거나 치아보험 감액기간을 늘리는 식의 인수강화를 시도하며 손해율 관리에 나서는 중이다.

여기에 투자영업이익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도 내년 순익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8521억원의 투자이익을 냈다. 선제적으로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바꿔둔 영향이다. 저금리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하는데 반해 메리츠화재는 우량채권을 매각해 순익 확보가 가능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메리츠화재는 급속도로 성장한 전속채널의 가동률을 높이는 일만 남았다”라며 “영업손실을 줄이는 한편 투자이익을 현상유지만 해도 내년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다.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 말 임기 연장과 함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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