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운용 규모 70조… 국내채권에 치중돼 금리 하락에 취약
“해외투자 비중 75%로 확대할 것” 내년 상반기 운용사 선정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 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행정안정부의 규제로 중단됐던 ‘위탁펀드(블라인드 펀드)’를 내년부터 재개한다. 8년여 만에 기지개를 킨만큼 향후 3년간 총 7조원을 출자하겠다는 중‧장기적인 계획안을 내놨다.

위탁펀드는 일정 규모 펀드를 결성한 뒤 위탁운용사(GP)가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4일 새마을금고중앙회 권광석 신용공제 대표<사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70조에 달하는 자금이 있지만, 그간 전문 운용사에 아웃소싱하는 비중이 낮고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자산 포트폴리오 균형을 잡고 수익성 제고를 위해 위탁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금운용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50조4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약 70조원으로 39%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운용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내부 한정된 운용 자원에 의존해 해외투자 비중이 낮고 국내채권에 자산 쏠림현상이 등이 발생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실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대부분 투자가 국내에 편중돼 있다. 대체투자 일부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투자 잔액은 전체 운용자산의 5% 정도에 그친다. 국내채권도 전체 운용자산의 70% 정도를 차지해 금리 하락 시 수익성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권 대표는 “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빌려올 때 금리가 1.75%인데 49조나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니 역마진이 발생한다”면서 “국내 시장은 협소하고 변동성이 높아서 해외에 분산 투자하지 않으면 경기 불황을 버텨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자산 운용사에 대한 아웃소싱도 상장주식 운용에 한정돼 있다. 이는 전체 운용자산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향후 3년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탁펀드에 약정 기준 약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전체 위탁펀드의 약 75%를 해외에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 상장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국내 전문 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재간접 투자 형태로 시작한다. 사모펀드(PEF)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 동일한 비율로 투자하며 국내 PEF 시장에 매년 5000억원씩 향후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 내년에는 기업금융 1조3000억원, 부동산과 인프라금융 분야에 각각 5000억원씩 총 2조3000억원 규모 투자약정을 목표로 삼았다. 이듬해에는 2조3000억원, 2022년에는 2조4000억원을 출자한다.

지분형과 대출형 비율은 7:3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규정 개정 등 내부 절차는 올해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펀드 운용사 선정 작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위탁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은 일괄 경쟁 방식과 건별 방식으로 이뤄진다. 1차 심사와 2차 심사 및 현지 실사를 거쳐 본부장급 이상으로 구성된 위탁펀드 선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선발한다.

운용사 평가 시에는 정량적 요소(60점)와 정성적 요소(40점)를 중점으로 살핀다. 펀드별 투자 규모는 펀드당 3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말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대체투자 및 여신 비중은 23.9%에서 32.3%로 늘어나는 한편 채권 비중은 61%로 떨어질 전망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위탁펀드 출자를 통해 기존 프로젝트펀드 위주 대체투자 대비 신속한 자금집행과 다양한 투자물건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자금융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어떤 환경 변화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운용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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