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이달 중순께 차기 기업은행장 임명·제청
‘내부 발탁 vs 외부 수혈’ 대내외 갈등 양상 치열

서울 중구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영업본점.
서울 중구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영업본점.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내부인사 발탁과 외부인사 수혈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갈등 양상이 치열한 가운데, 경영능력 검증보단 출신에만 치우쳐있는 하마평으로 정작 기업은행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뚜렷한 적임자가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께 차기 기업은행장을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현재 기업은행장인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오는 12월 27일에 3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김 행장에 대한 임명·제청은 지난 2016년 12월 23일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행장 선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등 공식적인 절차 없이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차기 기업은행장 자리를 두고 많은 내·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외부인사로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거론된다.

기업은행의 정보 지분보유율이 53%대에 달하는 만큼 관료 출신 행장 선임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외부인사에 대한 금융노조의 반발이 매우 거세 예단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몇몇 관료 출신 인사들이 언급되기 시작하자 금융노조는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즉각 발표했으며, 기업은행 노조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업은행 낙하산 행장 선임 반대 투쟁’ 기자회견까지 열며 극렬한 반대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와 금융관료로서의 경험을 이유로 앞세워 차기 기업은행장에 관료 출신 후보를 내세우는데, 오히려 기업은행은 지난 9년간 내부 출신 행장 체제에서 외형적인 성장과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는 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내부인사로는 시석중 IBK자산운용사장과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시석중 사장이 가장 유력한 내부인사 후보로 꼽힌다.

시석중 사장은 지난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강남기업금융센터장, 기업고객부장, 인천지역본부장, 마케팅그룹 부문장(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7년 3월 IBK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그러나 IBK자산운용의 부진한 실적은 시석중 사장의 경영능력에 오점이 되고 있다.

IBK자산운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급감했다. 시석중 사장 취임 전인 2016년말(48억1000만원)에서 큰 성장 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9월말 당기순이익도 35억 수준에 그쳐 취임 전 실적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많지만, 실질적인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가 없는 분위기”라며 “외부인사에 금융노조가 관치 금융을 이유로 극렬한 거부감을 보이는 가운데 내부인사로도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내부인사이자 임기에 가시적성과를 보여준 현 김도진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김 행장이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혀온 데다 임직원들 사이에선 김 행장의 경영능력과 별개로 분위기 쇄신 차원의 수장 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아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은 아직까지 갈피를 못잡고 안갯속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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