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은행株 언더퍼폼 지속
중장기적인 수익성 제고·리스크 분산 전략 모색

(표=국제금융센터)
(표=국제금융센터)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국내은행들이 역대 최고실적 행진을 걷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글로벌 및 한국경제 성장 전망 약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 및 영업환경에 대한 경계시각이 증대된 탓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주(코스피 상장 9개사)는 지난 2018년 연간 21% 하락한데 이어 올해도 코스피 지수를 언더퍼폼(수익률이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하회)하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외국인들의 매도 심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4분기에만 은행주를 7418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은행주 전체 매도비중의 20%에 해당한다.

또 국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9월 기준 0.42배를 그친다. 지난 2011년부터 9년째 1배를 밑돌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국내 5대 은행(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8조4000억원)보다 약 21%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도 해외시장이 국내 은행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는 것은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Ciyi)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국내 은행권에 대해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규제 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1~2년간 NIM 개선이 완만한 속오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고정금리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내년 1월부터 강화 시행되는 정부의 예대율 규제에 따른 예금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NIM 확대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에 대한 해외시각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어 향후 추세 여부를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23.7%)은 글로벌 은행권의 약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향후 비이자이익 증가를 위한 인수합병(M&A) 확대, 핀테크 성장 기회 활용, 해외사업 이익 창출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중장기적 수익성 제고, 리스크 분산 등을 위한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해외 진출 확대 전략 모색과 함께 주식 가치를 올리기 위해 직접 큰손 투자자들을 찾는 ‘해외 기업홍보(IR) 원정’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들은 PBR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적극적인 배당 상향 조정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쳤지만 이는 단기적 효과에 그친다.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직접 우량 해외 투자자를 유치해오는 것”이라며 “수장들의 적극적인 해외IR로 신규 사업 진출 등을 위한 투자 확대는 물론 국내 은행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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