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수체계 변경…보험료의 11배 수당 주기로
올해 상위사 모두 수당개편…영입경쟁 격화될까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KB손해보험이 내년 1월부터 신입설계사의 성과보수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상위사 중에서는 삼성화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부터 시작된 상위 손해보험사의 수수료제도 개편이 모두 마무리된다. 손보사간 본격적인 전속설계사 영입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다음달부터 신입설계사의 성과보수체계를 변경하고, 가입자가 첫 달 내는 보험료의 최대 1122%를 판매수수료로 지급할 계획이다. 단순 계산하면 설계사가 여러 가입자에게 월 25만원의 장기보장성보험 상품을 팔 경우 약 280만원을 판매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보험사는 설계사가 판매한 상품의 월 납입보험료에 종류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수정보험료로 수수료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설계사가 질병보험, 통합보험 등 주요 장기보장성 인(人)보험 상품을 여러 가입자에게 월 25만원 팔았다면 240%의 수정률이 곱해진다.

KB손보는 수정보험료 60만원에 장기성과수당으로 선 지급되는 비율을 240%로 변경했다. 이 경우 판매 익월 바로 받을 수 있는 수수료만 144만원이다. 나머지는 일정기간 동안 나눠받게 된다. 각종 인센티브나 정착지원금에 따라 총 수수료는 더 많아질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KB손보는 상위 5개 손보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성과보수를 주게 됐다.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월 납입보험료의 1578%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첫 3달까지는 정착지원비로 일정 실적만 달성하면 200만~300만원을 주는 구조라 실제 수수료는 더 많을 수 있다.

KB손보의 이러한 결정은 올해 상위 손보사 3곳이 일제히 수수료 평가방식을 바꾸고 신입설계사 모집경쟁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DB손해보험을 기점으로 삼성화재(9월), 현대해상(11월) 등이 판매수수료를 늘리고, 평가방식을 단순화하는 보수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손보사들이 일제히 전속설계사 수수료개편에 나선 건 메리츠화재에 더 이상 설계사를 뺏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6년 본사 조직을 줄이고, ‘본부-지역단-지점’의 3단계에서 ‘본사-지점’으로 직결되도록 슬림화했다. 이 재원은 모두 설계사 수수료재원으로 사용되면서 전속설계사 조직이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8월 말 기준 손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곳은 메리츠화재로 2만1480명이다. 뒤이어 삼성화재(1만8549명), DB손해보험(1만5177명), 현대해상(1만1294명), KB손해보험(8287명) 순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수수료는 설계사가 판매한 상품이나 실적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인 수치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신입설계사 모집경쟁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수료가 높아진 건 사실이다. 내년부터는 설계사 모집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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