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형 협동조합…국내 대표 서민금융 자리매김
총자산 100조원 돌파, 아시아 신협 중 자산규모 1위

서민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평생 어부바’ 신협 로고. (이미지= 신협중앙회)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신협이 1960년 우리나라 최초 순수 민간금융협동조합으로 태동한 이래 지난 10월 기준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신협 관계자는 “민간주도형 협동조합인 한국 신협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주도형 협동조합만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고리채 시달린 서민의 10만원이 100조원으로

사회적 경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기 50여년 전 이미 신협은 1960년도에 민간주도형 협동조합으로 뿌리를 내렸다.

당시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보릿고개’로 상징되는 만성적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피난민과 서민은 은행 문턱이 높아 고리사채에 의존했다. 이 시기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일어난 신협 운동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줬다.

1960년 5월 1일 부산에서 27명의 3400환(약 10만원)으로 국내 최초 성가신협이 설립됐으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많은 신협이 지어졌다. 현재 한국 신협은 884조합 및 1655영업점, 자산 100조원 및 이용자 1300만명을 보유한 민간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해외 원조받는 기관에서 지원하는 기관으로

과거 해외원조기관의 도움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신협은 지난 1987년부터 해외신협운동을 지원할 만큼 발전했다. 아시아신협지도자 양성을 위한 초청연수를 33년째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부터는 중견리더 양성을 위한 국제금융프로그램(ACL, Asian Credit union Leader’s program)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아시아신협연합회 소속 정회원국을 대상으로 한국 신협중앙회의 국제순회자문역 파견을 통해 한국 신협의 발전경험·우수사례 등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협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아시아신협연합회에 1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해외원조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특히 금융권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국내 은행들의 수익기반 다각화와 연결돼 있는 반면 한국 신협의 민간 원조 사업은 현지인에 의한, 현지인의 금융협동조합 설립 및 발전을 지향하는 인적 자본형성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금융사를 통틀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조직은 신협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 신협은 아시아 신협 중 자산 규모 1위, 전 세계 117개 신협 가입 국가 중 4위의 규모로 성장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아시아신협연합회(ACCU)회장, 세계신협협의회(WOCCU) 이사로 선출돼 한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로 든든히 어부바

신협이 8월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신협 815 해방대출’을 출시하고 카드센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협중앙회)

신협은 지난해 김윤식 회장 취임 아래 고령화, 저출산, 고용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지원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신협이 주력하고 있는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저성장 위축경제 시대의 제도 취약계층’을 위해 ‘신협 8.15 해방대출’로 금융 취약계층 1만4000여명을 고리사채 시장에서 구제했다. 또 전국 10개 지역본부 내 신협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설치, 신협 1영업점 당 10개 소상공인과의 결연해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취약계층과 서민을 위한 포용금융’을 위해 노인·유아 등 취약계층 안전을 위한 ‘어부바 위치알리미 기기 무료보급사업’도 시행 중이다. 위치 알리미 기기 3만2800대를 무료 보급했으며 2만대를 추가 보급할 예정이며 ‘어부바효예탁금’을 출시해 고령가입자에게 헬스케어서비스, 전화, 방문 안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사 최초 출산장려상품인 ‘다자녀주거안정지원대출’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신협은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고용·산업위기 지역 특별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고 1000만원까지 무담보·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위기가정을 돕고자 군산‧거제 고등학생과 대학생 109명에게 총 3억2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역전통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역특화사업’의 첫 사업으로 ‘전주한지’를 발굴해 전주시·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과 ‘전통한지 활성화 및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 전주한지축제 등 전통 한지 생산품의 판로·홍보를 지원하고 한지수의(壽衣) 사업화 및 지역의 조손가정에 무료로 한지 벽지와 장판지를 시공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공헌재단으로 ‘신협 가치’ 확대

신협의 사회적 가치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창립한 기부 협동조합인 신협 사회공헌재단을 통해서도 널리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시작한 신협사회공헌재단은 전국 신협과 임직원 88%가 참여해 창립 당시 23억원이던 누적 기부금이 4년 만에 12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6년간 1833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총 33회 국내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전국 각지 의료 취약계층 1만894명에게 의료서비스를 지원했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 이뤄진 온세상 나눔 캠페인을 통해 2만1293취약계층에 2만4379개 난방용품을 지원하는 등 지역밀착형 공헌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13개 지역봉사단과 10개 지역신협이 참여하는 ‘신협 우리동네 어부바’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1960년대 보릿고개를 넘을 때부터 60여년간 지역사회와 서민을 위해 항상 따뜻한 등을 내어줬던 신협의 철학이 더욱더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앞으로의 100년도 서민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평생 어부바’ 신협으로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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