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선불카드 이용실적 감소세에 핀테크 러브콜
제휴 통해 불편한 충전기능 보완 및 1020세대 확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카드사들이 대표적인 저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선불카드'를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를 적용받는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심폐소생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펼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12일 핀크와 선불 및 체크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오픈뱅킹(개방형 결제망) 전면 시행으로 이미 1020세대 고객을 확보한 핀크에 연동할 수 있는 은행 계좌 수가 늘어나 선불카드 이용률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앞서 핀크가 하나카드와 제휴를 통해 지난 4월 온라인 스타 강아지인 인절미를 담은 ‘절미 카드’는 출시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엔 방송인 유병재 얼굴을 디자인한 선불카드인 '핀크카드'를 출시해 출시 8주 만에 4만좌 돌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1020세대가 전체 발급자 중 약 84%를 차지했으며, 체크카드의 통상적 이용률보다 약 1.5배 높은 실사용률을 기록했다는 게 핀크의 설명이다.

토스도 지난 4월 초 비씨카드와 손잡고 은행 계좌가 연결된 토스머니에 연동해 쓸 수 있는 ‘토스카드’를 출시했다. 출시 후 약 3개월 만에 누적 발급자 100만명과 누적 결제액 32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 또한 비씨카드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머니로 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드는 정식 출시 9일 만에 10만장 발급을 달성했다.

카드사가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통해 선보이는 선불카드는 은행 계좌가 연결된 핀테크 기업의 ‘OO머니(선불전자지급수단)’에 연동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입금액만큼 사용한다는 점에서 체크카드와 비슷하지만, 선불카드는 은행의 요구불계좌와 연결되지 않고 가상계좌가 별도로 생성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핀테크 기업과 카드사의 선불카드 제휴는 서로 윈윈이다. 선불카드의 발급 비용은 신용카드와 동일하지만, 충전된 금액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어 편의성이 떨어진다.

핀테크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선불카드를 발급하면 고객은 ‘OO머니 자동충전’ 기능을 통해 체크카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핀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인 현금성 마케팅을 진행해 카드 발급량이나 이용량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카드사엔 이득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결제 수단이 모바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을 카드사와 제휴로 해결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다르지만 아직 실물카드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은 플랫폼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다양한 혜택을 카드 한 장에 담아 선보일 수 있으며, 카드사는 고객 유입 효과 등을 볼 수 있다”라며 “다양한 혜택이 담긴 핀테크 기업의 선불카드가 갈수록 규모가 줄고 있는 선불카드 시장의 반등을 이끄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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