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증가, 규제 압박에 수익감소 불가피
‘제로섬게임’ 우위 잡기위한 돌파전략 강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 간 고객 쟁탈경쟁이 대출 영업환경 악화로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한 인터넷은행의 성장과 주택담보대출규제 강화, 전(全) 은행 금융자산 통합조회 서비스 시행 등에 대응하면서도 한정된 재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제로섬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상황이다.

18일 은행권에는 금융소비자 편의 제고를 위한 ‘전(全) 은행 금융자산 통합조회 서비스’가 도입됐다. 이 서비스는 대출은행이 고객의 정보조회 동의하에 다른 은행 금융자산을 일괄조회하고 금리·한도 산정 등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은행은 대출 심사를 신용평가회사 등을 통해 수집한 대출 현황 및 연체 이력 등 부채 정보를 위주로 진행해왔다. 다른 은행 예금 등 자산정보를 활용하려면 고객이 은행을 방문해 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금융위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은행 금융자산 통합조회 서비스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대출은행과 주거래 은행이 달라도 보유한 금융자산이 많으면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으로서는 주거래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에 예·적금이 있는 고객에게도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영위할 수 있음과 동시에 빼앗길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부문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겠다며 내놓은 ‘12·16 부동산대책’에 주택담보대출의 판매 영역이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16 부동산대책’에는 이달 17일 이후 신규대출 신청분부터 시가 15억원을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에 적용되며 주택임대업·매매업 개인사업자나 법인, 개인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또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오는 23일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20%만 적용한다. 기존에는 대출액 모든 구간에 LTV 40%를 균등하게 적용했다. 예를 들어 시가 15억원 주택에 대해 대출을 받을 경우 종전에는 6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앞으로는 4억8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열악해진 대출 시장에 상황 속 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의 성장 역시 달갑지 않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활성화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시중은행의 주고객 층인 1~3등급 고신용자를 중심으로한 대출 영업을 전개하고 있어서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고, 오는 2021년 7월을 목표로 출범 준비중인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을 특화해 차별성을 키운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나, 은행들은 ‘3번째 인터넷은행 등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에 주요 플레이어가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무한경쟁을 촉발하는 환경과 끊임없는 규제압박으로 우려가 크다”며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는 영업환경만을 탓하고 싶진 않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전략으로 내실을 다지고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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