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 경쟁 행태 고찰…소비자보호 공동 매뉴얼 마련

은행연합회와 18개 사원은행은 23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소비자 신뢰회복과 고객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를 다졌다. 사진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아랫줄 왼쪽 여섯번째)와 사원은행 은행장들이 자율결의문을 펼쳐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와 18개 사원은행은 23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소비자 신뢰회복과 고객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를 다졌다. 사진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아랫줄 왼쪽 여섯번째)와 사원은행 은행장들이 자율결의문을 펼쳐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은행연합회)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지난해 채용비리 사태에 이어 올해도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얼룩진 하반기를 보낸 은행권이 올 한 해가 저물기 전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간 소모적 경쟁에 집중해왔던 행태를 고찰하고 핵심성과지표, 내부통제 및 직원교육 강화 등 운영 체계를 고객을 중심으로 완전히 바꿔 은행의 본질인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23일 은행연합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18개 사원은행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열고 ‘소비자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 비이자 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을 통한 고객 중심 경영 실천 ▲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소비자 먼저 생각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소비자 보호 절차 강화·준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 사항으로는 금융당국의 DLF 사태 재발방지방안에 맞춰 은행 사모펀드와 신탁을 통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절차 공동 매뉴얼(가칭)’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은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은행을 통한 자산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진 시점에 소비자 보호를 기반으로 한 신뢰 회복은 은행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예‧적금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상품 판매 관련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고, 은행 공동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장들 역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성을 공감하며 이른 시일 내 자율 결의문을 내규 등에 반영하고,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은행별 프로세스도 본격 가동된다.

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우리은행은 이날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주재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고객중심 자산관리체 혁신’ 기반의 2020년 경영 방향을 공유하고, DLF사태 피해고객에 대한 신속한 배상을 위해 관련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할 것임을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품선정·판매·관리 시스템, KPI 개편 등 자산관리체계 혁신 방안의 성공적 추진과 고객 중심 영업문화로 전면 전환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고, 고객 눈높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불완전판매 확인 시 바로 고객에게 투자 원금을 되돌려주는 ‘투자상품 리콜제’를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또 고객 중심의 영업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프라이빗뱅커(PB) KPI에 있는 ‘고객 수익률 배점’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역시 내년부터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개편한 KPI를 도입한다. 새로운 KPI 평가는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며 ‘목표 달성률 평가’가 추가된다. KB국민은행도 내년 상반기부터 수수료 수익보다는 고객 수익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KPI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