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240만 육박……해외송금액 동반 상승
비이자 수익 기대 커지면서 서비스 편의성 재정비 '분주'

<자료:법무부,금융위원회>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해외송금 서비스가 은행권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인터넷은행까지 외국인 고객 영위가 가능해지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지난 8월말 기준 242만명에 이른다. 과거의 결혼이민 외국인 외에 최근 적정임금제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건설업에 취업이 가능한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 F-4(재외동포), F-5(영주), F-2(거주) 등 비자를 소유한 외국인 등록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해외송금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개인 해외 송금액은 134억달러(약 15조6000억원)로 지난 2015년 87억2000만달러(약 10조1400억원)와 비교해 3년 새 54% 상승했다.

그동안 해외송금은 주로 기업이 해외사업을 위해 자금을 보내거나 자녀 유학비용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국 송금이 늘면서 전체적인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비이자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에 주말도 영업하는 외환센터를 개설했으며 외국인 고객의 업무를 돕는 통역도우미를 지원했다.

또 다양한 나라로 해외송금이 가능하도록 제휴은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송금 진행 현황 실시간 확인과 당일 수취가 가능한 빠른 송금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외국인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송금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 간 각축전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했다. 이번 개편으로 외국인 고객은 외국인등록증을 활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비대면으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한 인터넷은행이 앞으로는 외국인도 유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 이용 고객의 저변이 넓어졌다.

인터넷은행의 해외송금 시장 잠식을 대비한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영업점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했던 ‘KB-웨스턴 유니온 특급송금’ 서비스 이용 채널을 Liiv(리브), KB스타뱅킹,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확대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NHN페이코와 손잡고 간편결제 생활금융 플랫폼인 PAYCO(페이코)를 통해 24시간 365일 전 세계 81개국으로 해외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우리은행은 유학생 및 재외동포, 해외이주자 송금 시 환율 및 수수료 우대를 제공하는 내년 2월 28일까지 진행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240만에 이르는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는 타깃 마케팅을 하기에 충분한 숫자며 장기·반복적인 해외송금 이용객은 주거래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해외송금 서비스는 시중은행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최근 편의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에 뛰어든 새로운 경쟁자들이 늘고 있다”며 “신규 외국인 고객을 유입하면서도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외국인 전용 서비스와 상품 재정비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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