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엠’ 통신 정보 모아, 금융 데이터와 결합
금리 혜택 강화한 맞춤상품 하반기 출시 예정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이 내년 하반기에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 고객을 대상으로 예금금리는 더 주고 대출금리는 낮춰주는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한다.

그동안은 고객의 금융상품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자체 알뜰폰 사업을 확장해왔으나, 내년부턴 반대로 통신상품에 기반해서도 금융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10월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리브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데이터전략본부와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매달 수행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통신 데이터 기반의 금융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다.

리브엠은 국민은행의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일명 알뜰폰) 사업 브랜드다. 은행은 고유업무와 연관성 없는 사업을 부수업무로 영위할 수 없지만,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직원과 고객 대상 시범 운영을 거쳐 이달 16일 그랜드 오픈했다.

은행이 직접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해 통신업을 하는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려 통신업을 하고 있지만, 요금제나 혜택부터 마케팅까지 모두 국민은행이 설계한다. 통신 요금은 기본적으로 KB금융그룹 거래 실적에 따라 할인해준다.

급여 또는 4대 연금 이체,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KB국민카드 결제실적 보유 등으로 통신비를 최대 2만2000원까지 할인해준다. 이에 더해 제휴카드 청구할인 최대 1만5000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3만7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구조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 말까지 ‘리브엠 LTE 11GB+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기본료 반값(2만2000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통신고객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벤트 기간 중 가입 고객이 제휴카드를 사용하거나 KB국민카드로 통신비 자동이체 신청 시 6개월간 최저 2000원으로 통신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타 알뜰폰 사업자보다 가격면에서 확실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수익보다 고객혜택에 초점을 둬 통신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빅데이터 구축이다. 그간 금융사들은 통신 등 이종산업 간 데이터 결합을 위해 해당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을 취해왔지만, 통신사 위주로 돌아가 금융업을 혁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국민은행이 직접 통신업에 뛰어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리브엠 고객들의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금융 데이터와 융합할 경우 기존 고신용자들은 더 많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중·저신용자들은 통신비를 제때 냈다는 이유로 은행 대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내년 리브엠 고객 데이터를 통한 금융상품을 선보이며 통신업이 은행의 부수업무가 아닌 영속업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할 계획이다. 현재 국민은행이 금융당국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4년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학생, 자영업자 등 씬파일러(금융데이터가 부족한 고객층)의 데이터를 직접 수집할 수 있게 됐다. 통신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향후 신용평가나 대출상품 출시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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