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 적용 1963~1965년생 대상 희망퇴직 신청접수
항아리형→피라미드형 탈바꿈…인사적체 해소 기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에 남아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행원들이 ‘희망퇴직’ 행렬에 오른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5년생을 지칭한 것으로, 한국전쟁 직후 결혼이 한꺼번에 이뤄져 출생률이 급격히 늘었던 시기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내년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임피제)를 적용받는 대상이 1963~1965년생의 마지막 베이비붐 세대로 인원이 많은 만큼, 이번 연말연시 은행권에선 대규모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매년 연말부터 연초까지 노사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은행들이 때마다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직원 중 중간 간부급 이상의 중간관리자 직원 비중이 커 비효율적인 ‘항아리형’ 인적 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은행 수익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현재의 노동시장과 급여체계의 유연성을 고려하면 내년도 은행의 이익증가율은 인건비 등 비용증가율을 상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에서 “국내은행의 경우 호봉제 중심의 보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제외하고는 비용 통제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경우 지점 폐쇄 등을 통한 물건비 절감도 한계가 있으므로 희망퇴직 제도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 역시 은행권에 희망퇴직 규모를 늘려서라도 신규채용을 늘릴 것을 권장하면서,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통한 인적 구조 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임피제 적용을 앞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올해 대상 범위는 1963~1965년생이다.

급여에 임피제가 반영되면 이전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까지 쪼그라들다 보니, 최대 36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희망퇴직을 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에 항아리형 인적 구조의 시발점이 됐던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행원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1964~1965년에 출생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취합한 KEB하나은행은 퇴직자로 선정된 1964년생과 1965년생에게 각각 평균임금 22개월 치, 31개월 치의 특별퇴직금과 직원 1인당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을 최대 2000만원 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같은 기간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은 우리은행의 경우 1964년생에 대해서는 30개월 평균임금을, 1965년생에 대해서는 36개월 평균임금을 지급하고 추가 혜택으로 부부건강검진권과 여행상품권 등 제공 및 퇴직 시 직급을 1단계 상향하는 명예승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근 몇 년 동안 단행한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일정 부분 차이는 있으나, 주요 은행들의 1965년 이전 출생 직원 비중은 평균 6% 수준”이라며 “항아리형 인적 구조 형태가 가장 극심했던 지난 2011년과 비교해선 그 비중이 많이 줄었지만, 이상적인 피라미드형 구조로 탈바꿈하기엔 아직 고연봉의 중간관리자가 평사원 규모 대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베이비붐 세대가 희망퇴직 행렬에 오른 만큼 은행권 전반적으로 규모있는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 같다”며 “세대교체 촉진을 통해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 효율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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