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정 초점…내부 인사로 후보 리스트업
DLF·라임 사태 무마 등 '구원투수' 역할 막중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본점 전경.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주 대표이사 회장(이하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하기로 하면서, 우리은행을 새롭게 이끌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솔솔 피어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까지 겹치며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은행이 환골탈태하기 위해선 다양한 업무 경험으로 은행업 전반의 이해도가 높고, 직원들의 두터운 신망에 강력한 지도력을 겸비한 인재 선임이 시급한 상황이다. 막중한 역할을 지니게 될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곧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하고, 이달 중순 전까지 차기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지주사 재출범 이후 안정적인 조직 체계 구축을 위해 1년 임기의 한시적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체제를 운영해왔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달 30일 개최한 회의에서 2020년 3월 결산 주주총회부터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했으며, 현(現) 손태승 지주 회장 겸 은행장을 차기 지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내부인사로만 구성할 방침이다. 임추위 위원장을 맡은 손 지주 회장 겸 은행장과 구성원인 사외이사는 조직 안정을 꾀하고자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는 취지에 맞춰 차기 은행장을 내부인사에서 물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는 내부인사이자 손 지주 회장 겸 은행장과 함께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올랐던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 등이 우선으로 거론된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기업고객본부 집행부행장, HR그룹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 등 여러 부문을 거친 이력이 있다.

특히 정 사장은 업계 최하위권이던 우리카드를 ‘카드의 정석’ 시리즈 흥행으로 중위권까지 끌어올리는 등 탄탄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역시 영업지원부문장, HR그룹 부문장 등 요직을 거친 영업 전문가로, 전략 수립과 인사 등 경험이 풍부하고 실행력을 갖춘 인재로 꼽힌다.

이동연 우리FIS 사장의 경우 현재 우리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4월 디지털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T부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이 사장에게 은행 CIO 자리를 맡겼다.

우리은행 임원 중에서는 김정기 HR그룹 부문장과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김 부문장은 개인고객본부 영업본부장을 거쳐 업무지원그룹 상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친 은행 핵심 임원으로 손 회장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데다 상업은행 출신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부행장의 경우 여신지원 그룹장으로 선임된 이후 심사역량 강화와 여신 프로세스 혁신, 우량자산비중의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하며 지난 2018년 은행권 가운데 최고 건전성 개선이라는 성과를 창출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임추위의 은행장 후보 리스트는 통상적으로 부문장급 이상 임원이거나 자회사 부사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박 부행장의 차기 은행장 후보 리스트업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김 부문장과 박 부행장은 우리은행 임원직 수행 기간에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벌어졌다는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설 연휴 전까지 차기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CEO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 있는 만큼 속도감 있는 임추위 진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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