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라임 사태로 무너진 신뢰 회복 긴요
고객 니즈에 따라 디지털화 확대 불가피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020년 새해를 맞이해 발표한 신년사 화두는 단연 ‘투자자보호’와 ‘디지털화’ 두 가지로 요약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해외 부동산 펀드 환매 지연 등으로 무너진 투자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부회장은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임직원 개개인 모두가 준법감시인이고 위험관리책임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에 철저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금융소비자보호 총괄 책임자(CCO)를 신규 선임하고, 관련 전담조직 신설을 마친 바 있다. 금융분쟁조정팀도 운영해 민원 및 VOC(Voice of Customer)를 전담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고객과의 신뢰 증진을 주문했다. NH투자증권 역시 CCO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증권업의 소비자보호 강화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정 사장은 “거래를 일으키는 브로커가 아닌, 고객이 신뢰하고 먼저 찾는 어드바이저가 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DLS사태로 홍역을 치룬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도 세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대표는 “탄력적인 리스크 관리와 사후관리 체계 정교화에 힘쓰겠다. 이를 통해 평판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외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증권사 CEO들은 디지털화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디지털 채널 확대에 초점을 두는 현 기조를 이어나간다. 증권업계의 플랫폼 플레이어로서 디지털 채널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단순 중개시장은 상당부분 디지털 서비스로 대체될 것”이라며 “고객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누구보다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한 비즈니스 경쟁력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은 고객의 금융 니즈를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하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경쟁 요인이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디지털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선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디지털 혁신 가속을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올해 초 정일문 사장의 주요 공약이던 디지털사업 본격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DT본부에선 미래 수익창출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기반 신사업 기획과 전사 프로세스 혁신 업무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 사장은 “빠른 고령화와 밀레니엄 세대의 금융 소비자 본격화에 대비해 리테일그룹, DT본부 및 IT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및 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역시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비대면 자기주도형 투자자를 위해 강화한 핀테크 기반의 온라인‧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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