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여은석 부사장

메리츠증권 여은석 부사장
메리츠증권 여은석 부사장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올해도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안전 항해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대출에 적색경보를 내렸음에도, 메리츠증권은 ‘안전성’ 하나만큼은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여은석 부사장<사진>은 “어떤 IB딜을 진행하더라도, 퇴근하면 발 뻗고 잘 수 있는 딜만 하자는게 우리의 슬로건이다. 부동산 개발 중단이나 부도 등 리스크 걱정에 머리 싸매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딜만 하자는 얘기”라며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 것이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이 성장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안전하고 좋은 부동산 투자 물건을 찾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부동산PF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 자본 대비 100%로 제한하는게 골자다. 

증권업계는 이 방안이 전형적인 ‘총량’ 규제로, 리스크의 질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낸다. 실제 해당 방안에서 부동산PF 딜 건별 리스크 정도나, 담보 순위에 대한 별도의 건전성 지표는 없다. 

증권업계 내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가장 큰 메리츠증권에는 날벼락인 셈이다. 규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선 부동산PF 대출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6600억원이고, 부동산PF 대출은 5조54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50% 수준이다. 

하지만 그간 안전하고 우량한 딜 위주로 사업을 확대해온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PF 규제에 보다 실리적 측면이 반영된 새로운 규제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 부사장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를 많이 해 왔으니 위험하다’는 막연한 오해를 풀고싶다. 우리는 부동산PF 사업을 키워나가는데 있어 안전자산 물건을 위주로 개별건 이익은 적게 내되, 전체건의 총량을 늘려서 전체 이익을 조금씩 늘려가는 전략을 취해 왔다”며 “건별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위험자산을 담는 금융사들과 우리를 동일 선상에 놓고, 동일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PF 사업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 리스크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위험의 질적 측면을 반영하지 않고, ‘부동산 업황 악화 가능성’이라는 막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총량 규제는 금융사들의 사업성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아직 규제안이 확정된 게 아닌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대출은 선순위 담보 대출에만 98%(4조9539억원)가 몰려있다. 중순위 담보는 1.7%(880억원), 후순위 담보는 0.2%(120억원)에 불과하다. 

선순위 담보 대출은 담보 물건에 대해 다른 대출 채권보다 우선해 회수할 수 있는 대출 채권을 말한다. 중순위, 후순위 담보대출 대비 수익성이 적은 대신 위험도가 낮아 안전한 대출로 불린다. 

우량 물건을 많이 보유한 탓에 은행, 보험사 등 기관에서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부동산PF 채권을 사가려는 수요가 높은 편이다.

여 부사장은 “메리츠증권은 증권업계서 부동산금융을 가장 많이, 오래 해왔다는 것에서 자부심이 있다. 그간 딜들을 진행하며 쌓인 양질의 빅데이터로 물건의 수익·안전성 판단을 보다 정교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 하우스가 커지면서 회사 내 부동산 전문가들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들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의 접점에서 최상의 결과를 거두고 있다”며 “은행이나 보험사들로부터 우리 셀다운 물건이 인기를 끄는 것도 해당 딜들이 상당히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스크 검증에 기반한 부동산 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해외 부동산PF 거래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 물건에 대한 정보 취득이 국내에 비해 어렵고, 신뢰도가 떨어져서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우발채무 비율 감소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렸다. 이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우발채무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전체 우발채무 중 한도대출의 비중이 높아 상환 가능성이 커서다. 

여 부사장은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우발채무 비율이 높아 시장의 우려가 컸다”며 “하지만 당사의 우발채무 5조원 중 한도대출이 2조3000억원 정도 있다. 이들은 기표예정 대출금으로 분양시 상환금이 금방 들어온다. 최대 2년 내 소멸 예정으로 우발채무 비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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