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사들에 CI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통보
다른 펀드 손실 돌려막기하다 유동성 막혀

사진 :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사진 :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환매 중단한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중단에 이어서 총 2조원치 펀드가 발 묶이게 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CI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 등에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CI무역금융펀드는 유럽지역 무역금융 대출채권에 투자해 연 4%의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소개로 지난해 초 투자자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은 기존 설명과 달리 해당 펀드를 운용했다. 기존 유럽지역 무역금융 대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해놓고, 무역금융과는 전혀 상관없는 ‘플루토FI D-1’펀드에 전체 자산의 30%(1100억원)를 투자한 것이다. 플루토FI D-1펀드는 국내 사모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지난해 환매중단이 선언된 펀드 중 하나다. 

결국 CI무역금융펀드는 만기를 3개월 앞두고 갑자기 환매 중단됐다. 해당 펀드 자금으로 다른 펀드 손실을 막기 위해 돌려막기 하다가 자금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돌연 환매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향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산 전체에 연쇄 부실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환매중단이 예상되는 펀드의 손실 축소를 위해 정상적으로 운용하던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 이전했다는 점에서 펀드의 총체적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상주검사역 파견을 고려 중이다. 상주검사역은 금감원 직원이 라임자산운용 사무실에 상주하며 실사 진행 상황과 회사의 사태 수습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크레디트인슈어런스 환매중단건은 지난해 있었던 3개펀드의 환매중단보다 더 심각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지난번 펀드들은 비정상적으로 운용되던 펀드가 유동성 문제를 겪으며 환매중단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펀드의 경우 정상 환매 가능했던 자금을 다른 펀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빼돌렸다는 점에서 라임자산운용하는 펀드 전체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매가 중단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등 3개 모펀드에 투자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에 대한 상환과 환매를 중단했고 이후 삼일회계법인은 이 펀드들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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