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 1년 새 22% 급증, ‘단골’ 비중은 미미
업계 최저 핵심예금 유보율…NIM 하락도 지속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Sh수협은행이 리테일(소매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몸집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으나 업계 최저수준의 핵심예금 유보율과 순이자마진(NIM) 하락세로 ‘속 빈 강정’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이달 초 기준 약 330만명의 고객수를 보유하고 있다. 전년 동월 약 270만명에서 1년 새 22%나 급증한 수치다.

수협은행의 고객 수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이동빈 수협은행장의 리테일 중심의 경영전략이 주효했다. 이 행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직후부터 고객층을 확대해 영업 기반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왔고, 점포 수를 늘려나감과 동시에 고금리 특판상품을 잇단 출시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 속 등장한 수협은행의 특판상품은 신규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첫 선 당시 연 4%(3년제, 우대금리 포함)의 고금리를 제공했던 ‘잇자유적금’과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임에도 매일 연 1.6%(모바일 가입 시 연 1.7%)의 금리를 제공하는 ‘내가만든통장’, 만 6세 미만 자녀 명의로 가입해 연 5.5%(5년제, 우대금리 포함) 금리를 받을 수 있는 ‘Sh쑥쑥크는아이적금’ 등 출시하는 족족 고객의 입소문을 타며 히트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고금리상품을 줄지어 출시한 수협은행을 향해 다른 은행 대비 이자비용 지출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 행장은 주거래고객을 늘려 만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고금리 특판예금이 방만 경영이라는 문제 제기에 “특판예금의 고객이 앞으로 5년간 지금처럼 늘어나더라도 손해 볼 생각을 하고 계속할 것이다”며 “주변 상품을 많이 팔아서 고객을 주거래화하면 그만큼 손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장의 계획은 취임 3년 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청사진에 그친 모습이다.

먼저 수협은행은 핵심예금 부문에서 현재 최약체 면모를 보인다. 핵심예금이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자가 적어 원가 부담이 거의 없는 예금으로, 자금의 중개역할을 주업으로 하는 은행들이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성과지표 중 하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핵심예금 유보율은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2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은행(60%대), 대구은행(40%대), SC제일은행(30%대) 등 다른 중소형은행과 견줘서도 격차가 크다.

핀테크(IT+금융) 활성화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로 은행들이 핵심예금을 중심으로 예수금을 늘려 마진율 방어에 나선 것과 달리 원가 부담이 큰 고금리상품 출시로 신규고객을 확보해 나간 데 따른 부작용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의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9월 말) 기준 NIM은 1.46%로 전년동기(1.80%) 대비 0.34% 감소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1941억원)보다 7.4% 떨어진 17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 관계자는 “마진을 적게 보는 상품을 판매하면서까지 고객 수를 빠르게 늘려온 것은 미래 성장을 위한 영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놓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동빈 행장 취임 전 고객 비중은 개인과 기업이 각각 3:7 비율이었는데, 기업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대출 건전성 악화 등 잠재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이 행장은 특판상품을 통한 개인고객 확대에 집중했다. 현재는 개인과 기업 고객 비율이 5:5까지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고객 확대로 마케팅 대상이 크게 늘었다. 이들을 주거래화 시키는게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며 “보험, 펀드 등 연계상품 가입 유도를 위해 상품 자체 혜택을 강화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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