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이명열 투자전문가

“지금의 금융시장 환경은 과거와 전혀 다릅니다. 역사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던 위기상황도 앞으로 생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자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수익을 추구하더라도 안전성을 보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산을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이명열 투자전문가<사진>는 대한금융신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명열 전문가는 한화생명에서 12년간 FA(Financial Advisor) 조직의 투자전문가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FA는 한화생명 본사 및 지역센터 내 일종의 전문가 집단이다. 고액자산가들에게 맞춤형 자산관리와 법무 및 세무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동산 자산은 이보다 1.5~2배 많은 수준을 보유해야 고액자산가로 본다. 총 자산이 30억원은 돼야 부자 대열에 속한다는 의미다. 부자들의 투자 방식은 어떨까.

이 전문가는 “자산가들은 재산을 불리기보다 지키는데 중점을 둔다. 투자성향이나 자금성격에 따라 시중금리가 1.5%, 채권이 2%라고 할 때 수익률 목표는 일반 예금상품의 2배인 4% 수준으로 잡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금융자산은 위험관리가 중요하다. 결국 금리위험과 주가변동위험 두 가지인데 금리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위험”이라며 “지난해 발생한 DLF사태도 독일이 -0.7%까지 떨어질지 아무도 몰랐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젠 안정성을 보강할 수 있는 방향에서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1:3:3:3’ 법칙을 제시했다. 10%는 언제 현금화해도 문제없는 단기예금·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30%는 중장기 예적금·국고채·우량회사채 등 안전자산이다.

다음 30%는 국내외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와 같은 투자자산이다. 투자자 성향이 보수적이라면 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 자산을 선택할 수 있다. 마지막 30%는 보장자산으로, 보험을 통해 위험에 대비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과 함께 최후의 보루로 삼기 위한 외화(달러)투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는 “투자자산이란 건 실현이 돼야 수익이다. 그래서 투자는 매수보다 매도시점이 더 중요하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면 일단 차익을 실현한 뒤 원금은 예금 등 안전자산에 넣고 재투자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꾸준한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한다. 시장 하락기에 주당 매입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주가가 높을 땐 팔고 수익을 실현하면 된다”라며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5:5라 할 때 투자자산의 비중이 80%가 됐다면 팔아서 다시 비율을 맞추면 된다. 6개월~1년 등 정기적으로 체크하면 ‘무릎서 사서 어깨에 파는’ 투자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요즘 인덱스 펀드를 많이 담는다고 귀띔했다. 비용은 저렴한데 액티브 펀드보다 성과도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개별 종목 투자가 목적인 사람들에겐 거래소가 국내 초우량기업 30개로 구성한 지수인 KTOP30를 눈여겨보라 조언했다.

그는 “KTOP30 가운데 현재 낮은 주가로 거래되는 기업을 고르면 좋다. 총 투자금액을 3~4회 정도 나눠서 투자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라며 “우량주는 경기나 시황이 좋아지면 오른다. 매입단가를 낮추면서 2~3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잡고 기다리면 결국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고성장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잉여자산이 있다면 신흥시장의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신흥시장의 1등주만 미리 선점해 5~10년 정도 묻어두시는 분들이 많은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베트남의 경우 우리나라 기준으로 볼 땐 아직 저렴한 가격에서 구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투자대상을 분산할 때 통화분산도 중요하다. 가지고 있는 주식, 채권, 부동산은 대부분 원화이기 때문”이라며 “금융위기 시 원화 대비 달러 가치는 크게 오른다. 만약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면 원화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실물자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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