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농협맨 ‘함께하는 농협’ 비전 제시
‘525 공약’ 디지털 중심 개혁에 방점 둬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31일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후보 때 발표한 공약 사항은 물론 함께 했던 후보들의 공약들도 받아들여 협동조합이 올곧게 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제24대 신임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이성희(71) 전 낙생농협 조합장은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10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성희 신임회장이 당선됐다. 지난 제23대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는 재도전 끝에 231만명의 조합원을 둔 중앙회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농협중앙회는 첫 수도권 출신의 회장시대를 맞았다. 경기 성남 출신인 이 회장은 1971년 낙생농협에 입사해 45년간 농협중앙회의 개혁과 발전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합장을 3차례 지냈으며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감사위원장을 역임하고 중앙회 이사를 거친 경험은 이번 선거에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유명무실했던 전산 모니터링제도를 개선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지난 2011년 전산사태 당시 내외부망을 분리해 해킹을 막은 바 있다. 여기 더해 백업센터를 추가 구축하도록 경영진에 요구해 최첨단 농협의왕전산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오는 4일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는 이 회장은 앞으로 4년간 공약 실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후보시절 농협의 비전으로 ‘국민‧농민‧조합장‧임직원과 함께하는 농협’을 제시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5대 분야 25개 정책 공약을 내걸었다.

주요 공약으로는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 △농축산물유통구조 혁신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 구축 등이 꼽힌다.

또한 농협 회장 선거제도 개혁을 필두로 지역농협 위상 강화와 판매역할 확충을 위한 조직·사업구조 개편 등에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가장 큰 숙제는 농협중앙회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제사업 측면에서 개혁을 일궈내는 것이다. 중앙회의 경제사업은 이미 적자 늪에 빠진지 오래다. 판매‧가공사업의 영세성과 수급 미스매치, 누적된 인삼 재고 등 고질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 회장은 하나로마트의 디지털화 등 유통채널 혁신에 방점을 두고 이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축협에 적합한 하나로마트 운영모델을 개발하고 운영체계를 개편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와 관련해 △농산물 취급물량 70% 이상으로 인상(유남영 후보) △부실 적자기업을 정리해 경제지주 경영정상화 추진(강호동 후보) △도단위 판매연합체 구축(김병국 후보) 등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도 면밀히 살필 것을 약속했다.

한편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제에 비상근 명예직이다.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에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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