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JB운용 호주 부동산펀드 사기 여파
기관 투자 수요 끊기며 IB업계 딜소싱 난항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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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지난해 발생한 호주 부동산펀드 사기 사건 여파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영업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 국내 투자 큰손인 기관투자자들이 호주 투자에 몸을 사리는 탓이다. 

5일 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 IB 업계 내 호주 부동산 물량이 뚝 끊겼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해외 대체투자 발굴에 앞장서는 6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현재 호주 부동산 투자 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통상 증권사 IB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 시 일부 자기자본 투자 및 국내 투자자들에 투자 주선을 해왔다. 해외 부동산 딜을 총액 인수한 이후 기관 및 일반투자자에게 셀다운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KB증권과 JB자산운용의 호주 부동산 투자 사기건이 발생하며, 호주 지역의 딜소싱 자체가 어려워졌다. 기관투자자들이 호주 부동산이라면 검토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탓이다.

실제 최근 대형 증권사 IB 부서 몇 곳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호주 지역의 레지덴셜 등 투자건들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했으나, 투자 의향을 보인 곳은 없다.

호주가 영미법계를 적용하는 국가인 점도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다. 통상 부동산 관련된 법제와 규제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특히 호주의 경우 기초법부터 판이하다. 우리나라는 대륙법계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현재 KB증권과 호주 현지 시행사와 법적 분쟁에 돌입했으나, 완만한 법적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국 간 건설업 비즈니스 모델도 크게 다르다. 호주의 경우 건설업에 있어 시공사보다 시행사 주도로 건설업이 이뤄지는 반면 국내 건설업은 시공사가 메인이다. 법규도 다르고, 비즈니스 모델도 다른만큼 호주에서의 부동산 개발사업은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환 헷지 매력이 떨어진 점도 호주 부동산 투자가 줄어든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 대형IB 관계자는 “KB증권과 JB자산운용의 호주 부동산 투자 사기건이 발생한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뚝 끊겼다”며 “기관투자자들에 호주 부동산 딜을 제시하면 장애인 임대 아파트 투자사기 사건을 거론하며, 해당건으로 회사 내부 투자 심사에서 거절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IB 관계자는 “KB증권 사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호주 부동산 투자 이외에 다른 국가의 부동산 개발사업 딜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커졌다. 최근 해외부동산 관련 IB 영업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해당 호주부동산 펀드 사기건은 호주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관리자인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 사고를 낸 것인데, 단순히 해외 부동산투자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서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3월부터 J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JB호주NDIS펀드를 3264억원(기관 2360억원, 개인투자자 904억원) 판매했다. 

이 펀드는 호주 장애인 주택임대사업자인 LBA캐피털이 펀드를 통해 대출받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 리모델링해서 장애인들에 임대하고 정부 지원금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계약됐다. 하지만 LBA캐피털이 다른 토지를 매입하는 등 계약을 위반하면서 현재 KB증권은 긴급 자금 회수와 법적 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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