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직원 현장출동·견적서 산출에 AI 배치
인식 정확도 높이려면 파손차량 이미지 新유입돼야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연내 인공지능(AI)이 보험사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조력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위해선 보상 유관업체인 정비공장에 잘 안착시켜 새로운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현재 진행 중인 ‘AI 기반 자동차견적시스템(AOS 알파)’ 구축의 1단계 사업 개발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이미 활용 중인 손보사도 있으며, 오는 3월 20일쯤이면 전체 손보사에 도입이 완료된다.

AOS 알파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동차 수리비 견적 시스템에 AI를 접목하는 사업이다. 개발은 한화시스템과 애자일소다가 맡았다. 손보사들은 해당 시스템을 자사 기간계 시스템과 연동해 각사 보상전략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1단계 사업으로 부품인식 및 손상심도를 자동 판단하는 AI 사진견적 시스템과 AI 사고차량 사진촬영 앱을 개발했다. AI 사진촬영 앱엔 문자판독기술(OCR)도 적용해 AI가 사고차량 번호판을 자동으로 읽어 보험계약정보와 연결될 수 있게 했다.

앞으로 손보사는 정비업체가 입고된 사고 차량을 AI 사진촬영 앱으로 찍으면 자동으로 사진을 전송받는다. 손상이 크지 않다면 손보사 보상직원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 전송되는 과정에 사고 차량번호와 보험계약정보가 자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보상직원이 계약정보를 직접 조회하지 않아도 된다.

손보사에 전송된 사진은 AI 사진견적 시스템을 거친다. AI가 차량의 주요 외관부품을 인식, 기존 수리내역과 자동으로 연결해 보상직원이 일일이 찾지 않아도 연관 사진을 제공한다. 또 손상사진을 판단해 수리비 견적도 자동으로 내준다. 보상직원은 정비업체가 보낸 선견적서와 AI가 뽑아낸 견적서를 비교해 손해사정 업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보험개발원은 보상직원의 손해사정 업무시간이 일평균 인당 30~50분, 현장출동 시간은 연간 약 6000시간가량 단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AI 사진견적 시스템의 정확도다.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오히려 보상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지난해 말 베타 테스트 당시 부품 인식 정확도는 95% 이상, 손상 심도의 정확도는 85% 이상을 기록했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다. 양질의 데이터로 AI를 계속해서 학습하지 않으면 원하는 정확도를 유지할 수 없다.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은 정비업체가 AI 사진촬영 앱으로 사고 차량 사진을 최대한 많이 보내주는 거다. 개발원은 AI 사진견적 시스템에 기존 자동차 수리비 견적 시스템 정보를 활용했다. 수리 작업의 항목과 시간, 부품 정보 등 보유한 정보는 다 썼기 때문에 AI를 위한 새로운 학습자료가 필요하다.

개발원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정비사 수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5900명이다. AOS 알파 사업의 1단계가 정비업체에 잘 안착해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해야, 손보사도 보상업무의 생산성 제고를 꾀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사업 개발이 거의 완료됐으나 머신러닝 기술(AI가 가진 학습능력)을 강화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라며 “각 손보사마다 보상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들은 사업비용을 효율화하고 손해사정 정확도를 높여 지급보험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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