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등 대체투자펀드 예의주시
현행 IB 셀다운방식 OEM펀드 개연성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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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호주 부동산펀드 사기 사건이 KB증권과 JB자산운용간 OEM펀드 운용 의혹으로 번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영업 전반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감원은 지난해 발생한 호주부동산 펀드 사기건과 관련해 JB자산운용을 검사 중이다.

해당 펀드가 OEM펀드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증권업계는 이번 검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EM펀드란 자산운용사가 판매사의 운용지시를 토대로 만든 펀드를 말한다. 자산운용사는 형식적인 운용자일 뿐 펀드 편입 종목선정부터 매매까지 투자자 지시를 따른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자산운용 라이선스가 없는 판매사가 펀드 운용에 관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을 담은 펀드에 대한 OEM펀드 논란은 이번 사건이 처음이다. 검사 결과가 대체투자펀드의 OEM펀드 여부를 판정하는데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증권사 투자은행(IB) 영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 시 딜을 먼저 총액 인수한 후 기관·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자본 재매각을 하는 셀다운(Sell down)을 활용해 왔다. 이 중 개인투자자에 셀다운하는 방식으로는 펀드가 사용된다.

주로 증권사가 주도권을 잡는 부동산금융 비즈니스 관행상 대체투자 펀드는 기존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보다 OEM 개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이번 호주부동산 펀드건과 별개로 대체투자펀드 시장을 유심히 살필 계획이다. 

신생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펀드를 운용하는 곳들의 운용자산(AUM)이 급증한 것도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셀다운 관행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해외 대체투자 펀드를 모두 OEM펀드로 보진 않는다. 개별로 업무 절차를 살펴서 OEM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대체투자 자산을 누가 먼저 소싱했는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펀드 설정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는지 등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간 관여도에 따라서 OEM 여부를 가른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딜소싱이나 셀다운 관행 측면에서 봤을 때 해외대체투자 펀드의 경우 일반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보다 OEM펀드 개연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개연성이 높다고 해서 다 OEM펀드로 보는 것은 일방적인 처사다. 모든 해외대체투자 펀드를 OEM펀드로 보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건별로 증권사의 관여도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호주부동산펀드는  JB호주NDIS펀드로 JB자산운용이 설정·운용하고, KB증권이 3264억원(기관 2360억원, 개인투자자 904억원)치를 판매했다. 

이 펀드는 호주 장애인 주택임대사업자인 LBA캐피털이 펀드를 통해 대출받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 리모델링해서 장애인들에 임대하고 정부 지원금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계약됐다. 하지만 LBA캐피털이 다른 토지를 매입하는 등 계약을 위반하면서 현재 KB증권은 긴급 자금 회수와 법적 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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