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부, 부문으로 파격 2단계 격상 이례적
특별대우 논란 “전문사모 훨씬 큰데 납득 어렵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라임, 알펜루트 등 전문사모펀드 시장 내 대형사고가 연일 터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가 엇박자 조직개편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기존 부동산신탁지원부를 부동산신탁부문으로 격상했다.

이는 기존 부서 직제상 2단계를 한 번에 뛰어넘은 것으로 파격적 조직개편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관련 부서는 자산운용부문 산하에 사모펀드지원팀으로 뒀다.

금투업계는 ‘엇박자 개편’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사모펀드 시장이 급팽창하고 사고가 다발하는 상황에서 금투협이 엄한데 힘을 실어줬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모펀드 순자산총액(AUM)은 416조4583억원으로 5년 전인 2015년 말(199조7894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부동산신탁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86조5246억원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전업신탁사의 부동산신탁 잔고는 230조1800억원 수준이다. 

회원수 규모 측면에서도 이번 조직개편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투협 회원사로 등록된 전문사모운용사는 151개사인데 반해 부동산전업신탁사는 12개사에 불과하다. 

신탁사간 차별을 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부동산신탁을 제외한 금전신탁, 증권신탁 등은 일반신탁으로 간주해 펀드판매·일임 신탁부에서 통합 관리토록 했다.

지난해 말 금전신탁 규모는 499조6170억원이고, 증권·금전채권·동산 등 재산신탁 규모는 199조4703억원이었다. 부동산신탁만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지금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운용 등 사모·헤지펀드 업계 대형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시장 불안으로 투자자 자금이 많이 이탈하는 등 제대로 된 운용을 하고 있는 운용사들까지 함께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건이 터지면 사모운용사는 개별 대응이 어렵다. 금투협회가 우리 의견을 취합해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하는데, 라임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목소리를 내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사모운용사 대표도 “회원수나 잔고 측면에서 전문사모시장이 훨씬 큰데 최근 조직개편서 부동산신탁업만 부문으로 승격한 점은 납득이 어렵다”라며 “부동산PF에 주력하는 대신증권 출신 나재철 협회장이 부동산에만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