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 다각화 기대
금융당국 “법 개정안 마련 중”
투자수익률 하락세에 우려도

신용보증기금 본점 경관. (이미지= 신용보증기금)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신보의 보증연계투자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해당 법 개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보의 보증연계투자 방식 확대 요구를 수용하고 법 개정안 마련에 나섰다. 보증연계투자란 신용보증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의 유가증권을 인수해 기업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행 신용보증기금법에 따르면 보증연계투자는 신용보증 관계가 성립한 기업의 △주식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로 한정하고 있다. 때문에 신보는 스타트업에 대한 여러 투자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에 금융위는 ‘주식회사의 유가증권 인수, 유한회사의 출자 인수, 조건부지분인수계약 등 경제적 실질이 지분으로 전환·발행되는 형태의 투자 방식’으로 포괄 정의하고 창업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 될 수 있는 투자 방식을 검토하고 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교환사채, 프로젝트 투자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식의 다각화도 중요하지만, 비전 있는 중소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신보의 자체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보가 보증연계투자한 기업들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하면서 실적이 매해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에는 보증연계투자 부문에서 첫 손실(21억3200만원)이 발생했다.

신보는 보증연계투자를 도입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4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지만, 이와 비례하게 수익률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정체된 상황이다. 2014년에는 14.4%로 두 자릿수를 찍었던 신보의 보증연계투자 부문 연간 투자수익률은 이듬해 9.5%, △2016년 3.3% △2017년 1.2% △2018년 -1.9%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신보는 작년 투자 목표치를 당초 1000억원으로 세웠으나 올해 집행 계획까지 600억원으로 낮췄다. 신보는 민간 투자시장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의 투자 수요 등을 감안해 경영 목표를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감사원도 2018년 결산 당시 “신보의 기금 유동성 및 보증배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증연계투자의 적정 규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증연계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기본 재산이 감소하고 이는 곧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회수보다는 투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자 신보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신보는 투자 방식 다각화에 의의를 두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신보 관계자는 “현재 상장 준비 중인 기업이 다수 있고 기술성 평가 등 심사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외부전문가가 과반수로 참여하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제도 개선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 개정으로 투자 방식이 다각화되면 중소기업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 수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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