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연합 기자간담회…경영진 쇄신 필요해
현 대한항공 부채비율 868%로 압도적 1위

20일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20일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사모펀드 KCGI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 교체 등 한진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20일 KCGI가 주최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대표는 “그동안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 경영 정상화가 절실한 때”라고 밝혔다. 

KCGI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외에 한진칼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행동주의 사모펀드다. 지난달 31일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해 한진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강 대표는 한진그룹 경영상황이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영진의 교체를 주장했다.

먼저 조원태 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201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진그룹의 누적적자가 1조7414억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누적적자가 3467억원으로 지속 상승 중이다. 

통상 저금리 기조일 때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 비용 절감 등으로 순이익이 늘어나는 것과 반대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868%라는 점도 꼬집었다. 대한항공 다음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비율이 589.6%에 그치고, 코스피200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91.3% 수준이다. 

글로벌 항공사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부채비율이 366%, 델타항공은 329%, 중국동방항공은 295%다. 

이날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의 비전으로 △IT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항공사로의 변혁 △기업 재무개선 △주주가치 제고 △그룹 구성원 업무 만족도 제고 △건강한 기업문화 확립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점 기업으로 성장 등을 내놨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신규 이사 후보군도 발표했다. 후보군은 김신배 전 SK텔레콤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주주연합이 뜻을 모아 지지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한진그룹 경영 문제에 관해 전문경영인과 소유경영인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서양은 대부분 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하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재벌기업 대부분이 소유경영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기업 발전을 위해선 전문경영인 체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우리를 엘리엇 등과 비교하며 ‘투기자본’이나 ‘먹튀’라는 비난이 나온다”며 “우리는 주요 펀드의 만기가 10년이 넘는 등 ‘타임 호라이즌(참여기간)’이 굉장히 긴 편이다. 기업 체질을 개선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면 자연히 주주들의 이익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3자 주주연합은 이번 주주총회를 기회로 보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현재 32.06%로 조원태 회장의 지분(33.45%)보다 1.4% 적다. 대표이사 등의 해임을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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