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만 40조…개인 자금은 9천억 유입
시장에 자금 안 풀리면 경제 악영향 줄 수도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올해 들어 MMF(Money Market Fund)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 증시 부진과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 해 단기 금리 등락이 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펀드다. 통상 투자처를 찾지 못했거나 투자처로 자금이 집행되기 전 단기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MMF의 설정액은 147조6019억원으로 연초 대비 41조754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조2350억원, 지난 2018년 19조3721억원, 2017년 26조3635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큰 폭 늘어난 것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 유입됐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의 MMF 설정액 증가는 9194억원에 불과했으나 기관 투자자 설정액은 40조8344억원 늘어났다.

MMF로 자금이 모인 이유는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회복이 지연되며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가 부진해서다. 실제 20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2195.50포인트로 연초 이후 0.93%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 지수는 3.93%,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78%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관련 이슈로 투자심리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이번처럼 단기간 MMF의 설정액이 급증한 시기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인데 현재는 금융위기처럼 위험한 시기가 아닌데도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경직돼 있어서다.

단기간 내 MMF의 자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통상 MMF는 1~2월에 자금이 들어왔다 사용처가 확정되면 빠져나가는데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자금이 유입돼 짧은 시간 안에 투자처가 확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편 MMF에 많은 자금이 모이며 커진 유동성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MMF뿐만 아니라 유동성 지표인 M2도 지난해 연간 213조원이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며 ”이처럼 커진 유동성이 시장에 흘러간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흘러가지 않으면 경제가 활력을 잃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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