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IT인력 분산하고 대체 근무지 확보
우리FIS, 200여명 재택근무 위해 시스템 구축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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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가 '고객 금융 데이터'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금융)는 그룹 전산센터 근무 인력에 대해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따른 비상대응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무 마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데이터센터 외에 대체 근무지를 확보하고, 인력들을 물리적으로 따로 배치해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각 금융그룹은 내부 전산센터와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해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보관, 관리하고 있다. 전산센터의 구축 및 관리는 대부분 금융지주 내 IT자회사가 담당한다. 신한금융은 신한DS, KB금융은 KB데이터시스템,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티아이, 우리금융은 우리에프아이에스(우리FIS)가 각각 맡는다.

신한금융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에 구축한 '스마트 워킹센터'를 활용해 IT인력들을 분산 배치했다. 스마트 워킹센터는 신한금융이 지난 2016년 거점 지역에 개설한 별도의 자율업무 공간이다. 서울에는 강남센터와 영등포센터, 서울역 순화센터와 은행 본점 내 본점심포니센터가 있고 경기도 죽전에도 죽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일산전산센터, 용인시 죽전 소재 신한데이터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한DS 직원들을 근무지와 가장 가까운 스마트 워킹센터로 배치해 물리적으로 업무를 분산시켰다.

KB금융도 업무 이원화 대책을 수립했다. KB금융의 IT인력들은 김포한강신도시에 있는 KB 통합IT센터와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KB전산센터에 상주하고 있다. KB금융은 IT업무 중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을 두 센터에 각각 근무하게 했다.

예시로 데이터 백업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한 공간에서 일하지 않고 두 센터에 각각 배치되는 방식이다. 만약 두 센터 모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방호복을 구비했으며, 필수인력에 한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통합데이터센터의 대체 근무지를 마련하고, 별도의 비상대책 실무반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 내 열화상기 설치 및 현황을 매일 수시 점검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계열사 전산센터인 우리금융상암센터의 대체 근무지를 마련했다. 또 우리FIS 핵심인력 200여명에 한해 재택근무 계획을 수립 중이다. 보안검증, 금융당국 보고 등 절차를 거쳐 이번 주 내 재택근무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금융권 전산시스템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충분한 추가인력을 확보하거나 이들을 재택근무 시키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상황과 필수 인력에 한해서만 재택근무를 허용한다는 비조치의견서를 내놨다. 금융사들은 업무망(내부망)과 인터넷망(외부망)을 분리하는 ‘물리적 망분리’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금융그룹 데이터센터 근무 인력의 재택근무 조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곳은 없으며,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우리FIS 한 곳이다.

한 금융권 정보보안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하려면 전자금융감독규정상 물리적 망분리 예외로 인정받으면 되는데, 보안에 민감한 금융업 특성상 이를 위한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라며 “다만 최악의 상황은 데이터나 재해복구센터 등의 연쇄 폐쇄이기 때문에 금융지주 차원에서 센터 상주 인력의 재택근무 방안을 깊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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