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불결제 수단 등장에 수익성 약화 우려
핀테크사와 역차별 논란 “카드사도 허용해야”

지난해 전업 카드사 체크카드 이용금액.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금융당국의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사업 추진에 은행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 정작 카드사의 진출은 가로막히면서 핀테크업체와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는 중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달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의 중점 추진과제로 마이페이먼트 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간편결제·송금, 계좌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등이 가능한 금융 플랫폼 육성을 위한 방안이다. 

마이페이먼트는 거래정보를 활용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로그인 한 번으로 자신이 보유한 모든 계좌를 통해 결제, 송금이 가능해진다. 

특히 전표매입 단계부터 카드사, 은행과 연결됐던 기존 지급결제 구조와 달리 지급지시서비스업(PISP, Payment Initiation Service Provider)을 통해 절차가 간소화됨에 따라 업체들은 은행이나 카드사에 지불했던 각종 수수료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외 지급결제 수단이 다양해지는 만큼 카드결제 규모가 줄고 고객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마이페이먼트와 동일한 직불결제 수단인 체크카드가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국내 지급결제 시장의 80%는 신용카드 중심이지만, 마이페이먼트는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소득공제(30%) 혜택이 신용카드 두 배다. 이용 편의성만 높인다면 체크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 거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마이페이먼트 도입 시 카드사 가운데 체크카드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이용금액이 큰 은행계 카드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지난해 체크카드 결제액은 약 194조원이다. 지급카드 전체 이용실적에서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1.3%였다.

전업 카드사 중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KB국민카드(34조8693억원) △신한카드(30조1711억원) △우리카드(21조3210억원) △하나카드(12조5582억원) 등이었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카드사의 수익모델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고객과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위해 운영하는 측면도 커 마이페이먼트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 체크카드다. 이후 경제적인 필요로 인해 신용카드, 대출 등 다른 상품군으로 옮겨가면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융당국에 마이페이먼트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업체와 마찬가지로 동등한 입장에서 카드사들도 마이페이먼트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야 한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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