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베팅한 투자자 최대 179% 수익
유가 반토막에 DLS 1500억 규모 손실위험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유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반면 유가 관련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31.34달러로 연초 61.18달러 대비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66.36달러에서 34.45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이를 예상한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간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WTI원유선물인버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지난 10일까지 73.88%의 수익을 거뒀다. 해당 상품은 기초자산인 WTI 선물의 가격이 하락하면 역으로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인버스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인 ‘신한인버스2XWTI원유선물’ 투자자들은 179.31%의 수익을 얻었다. 

이 상품은 기초가격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라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반면 유가 관련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 10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일부 DLS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생겼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DLS는 이자율, 통화, 실물자산(금, 원유 등) 등 다양한 기초자산 가격에 투자해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생긴 DLS는 총 129개로 미상환 잔액 규모는 1533억원에 달한다. 주로 WTI 선물과 브렌트유 선물 등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상환시점에 기초자산이 발행 시보다 40~60% 미만으로 떨어지면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

예컨대 발행금액이 5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NH투자증권의 ‘DLS 3232회’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48%이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해당 상품의 발행 시 WTI 가격은 67.88달러로 상환 시점에 WTI의 가격이 32.58달러보다 낮으면 원금을 전액 잃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전규연 연구원은 “3월 OPEC+ 정례회의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합의가 결실 없이 끝나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했다”며 “협상 결렬 이후 원유 생산량을 늘렸지만 이들 국가가 적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증산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 급락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의 증산이 야기했다. 다만 저유가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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