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2 10:20 (목)
지금은 ‘그 이후’ 대비해야 할 시점
지금은 ‘그 이후’ 대비해야 할 시점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3.16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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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경기 실종상태, 금융권 선제 대응 필요
윤석헌 금감원장, ‘자영업자에 우산 제공’ 요청하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권력의 진공 상태에선 어떤 이슈도 살아남기 힘들다. 권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모든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에, 웬만한 이슈로는 진공 상태가 만든 블랙홀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4월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이 시기에 정치 이슈를 누르고 지난달부터 한반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슈가 발생했다.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 나이든 이에게는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에서 조립 생산했던 코로나 택시로 익숙한 이름이고, 젊은 층엔 라임 슬라이스를 넣어 마시는 코로나 맥주가 연상되는 단어다.

물론 초등학생들도 기억의 실마리가 있다. 평소에는 볼 수 없으나 개기일식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관찰할 수 있는 태양의 대기층을 코로나라고 부른다. 이렇듯 나이대에 따라 다르게 기억되었던 단어가 이제는 ‘바이러스’로 전 국민에게 각인됐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확인되지 않은 증상과 예방법이 SNS상에 난무하고, 설상가상으로 악의적인 가짜뉴스까지 사실로 포장돼 유통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급기야 마스크 대란은 정부 여당의 약한 고리가 돼 야당의 주요한 공격 포인트가 됐고, 정부는 연일 마스크 관련 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게 됐다.

또한, 선거를 앞두고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던 추경예산이 편성됐으며 그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을 감독하는 기관장은 코로나로 고통받는 서민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우산’이 돼 달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대면 과정 없이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편의를 모바일앱에 탑재하는 한편 영업점에 전담창구를 만들어 ‘코로나19’ 지원 우선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두 달 가까이 바이러스가 장악한 한반도는 발목이 꽁꽁 묶여 확진자들은 공적 채널을 통한 자가격리에 처해있으며 상당수의 시민도 자발적 자가격리에 들어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부터 시작된 거리 두기가 2주를 넘어서면서 시민들은 사실상 일상이 멈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마치 2020년의 2월과 3월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웃 나라에서는 올림픽 연기론까지 거론되기 시작했고, 최초 발원지인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기까지 했다. 여기에 관광 대국 이탈리아와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 등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어 펜더믹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마치 20세기 초 전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스페인 독감이 연상될 만큼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와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아직 요란했던 1918년에서 1919년까지 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최소 5000만 명에서 최고 1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100년 전 방역과 의료기술,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낙후된 인식수준 등으로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전쟁이 끝난 뒤 수많은 병사가 귀향길에 나서 초래된 결과다. 그리고 이 독감은 20세기 인류에게 인플루엔자의 무서움을 강력하게 새겨넣었다.

정부는 이번 주를 전환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확진자 숫자의 증가속도가 완화되고 있고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된 환자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

그렇다고 ‘정점을 찍었다’ 무리하게 예측할 수도 없다. 이젠 핵심역량의 배분에서 정책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역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의 1분기는 심각한 경기 실종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상이 무너진 가운데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까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예산으로 말한다. 추경이 집행되면서 서서히 일상은 복원될 것이다. 이 순간에 은행과 금융회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금융의 소비자들이 살아야 금융회사들도 생존할 수 있다.

윤석현 금감원장의 ‘우산론’도 있었지만, 그에 앞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애로를 해결할 방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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