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대비 수신 쏠림현상 우려
“금리 낮춰 수신규모 조절해야”

저축은행업계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저축은행들이 예·적금에 이어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마저 낮출 기세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5%포인트 내린 0.75%로 결정했다.

조만간 시중은행도 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통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은 2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예‧적금 금리에 반영한다.

저축은행들도 추이를 살핀 뒤, 예‧적금 등 수신 상품의 금리 인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은 연체율이나 자금조달 등으로 예·적금 금리를 산정해 기준금리 변동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다만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을 많이 유치해야 했던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신상품 금리를 기존처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사라졌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여신비중을 높이기 힘든 상황에서 수신 규모만 늘려봐야 갚아야 할 이자만 늘리는 꼴이 된다.

업계는 수신상품과 더불어 퇴직연금 금리 하락도 예견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퇴직연금시장에 진출한 25개 저축은행은 지난 1년 만에 누적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

타 업권 대비 공격적인 정기예금 금리를 제시해 수신액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이달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금리는 1년 기준 DB형의 경우 페퍼‧OK‧SBI저축은행 모두 2.2%다. DC‧IRP는 1.9%대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시중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그 차주쯤에 종합적으로 사업 전망을 검토해본 후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라면서 “정해진 건 없지만, 퇴직연금 금리를 꽤 많이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취급 규모가 큰 3사는 페퍼저축은행,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이다. 이들은 현재 잔액 기준 각각 △1조2000억원 △1조50억원 △8600억원가량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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