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PB고객 자산관리 분석보고서 발간
평균 41세에 종잣돈 마련해 상업용부동산 투자

하나금융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PB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산관리 형태 설문조사 결과.
*하나금융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PB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산관리 형태 설문조사 결과.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한국 부자들이 가진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거나 증여를 한 결과로 분석된다.

2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0 한국의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형태 설문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부자들의 경기 전망과 부동산, 금융자산,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행태 변화, 자산축적 및 노후준비 계획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설문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시행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수년 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부자들의 보유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부동산과 관련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50.9%로 전년비 2.2%포인트 감소했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 감소는 지난 2013년 이후 6년만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성학 연구위원은 “고액자산가의 부동산 자산 비중 감소는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와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절세를 위한 증여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 부자들의 종합부동산세는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전년대비 평균 48% 정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자가 51.3%로 가장 많았고, 추이를 봐서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29.7%였다. 매각했다거나 매각하겠다는 응답자는 9.1%를 나타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부자들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자산을 증여하는 시점을 대략적이나마 연대기표로 작성했다.

그 결과 한국 부자들은 평균 41세를 기점으로 시드머니(종잣돈)을 확보했다. 시드머니 확보 수단 1순위는 사업소득(32.3%)이며 상속 및 증여(25.4%), 근로소득(18.7%), 부동산투자(18.2%) 순이었다.

부자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가적인 부를 축적한 1순위 수단도 사업소득(31.5%)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 수단은 시드머니 확보 수단과는 다르게 부동산투자(25.3%)으로 집계됐다. 한편 근로소득(15.1%)은 부의 축적수단으로 응답률이 낮았는데 사업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자들이 축적한 자산을 처분하는 수단은 노후준비 50%, 상속 25%, 증여 18%, 기부 3% 등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세금절감 이슈로 사전증여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인데 부자들이 자녀에게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증여를 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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