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관련 우발부채, 손실 추정 어려워
“신한금융투자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커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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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의 감사보고서에 ‘라임 주의보’가 내려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사태’와 연루된 금융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줄줄이 라임자산운용 관련 손실 우려가 담겼다.

신한금융투자의 감사보고서 서두에는 라임자산운용 관련 우발부채가 강조사항으로 기술됐다. 강조사항은 감사의견과는 무관하나 감사인이 재무제표 주석에 기술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기재하는 내용이다. 통상 감사인이 계속기업 가정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볼 때 기술한다.

강조사항은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한 부정 의심 행위 및 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신한금융투자에 향후 배상의무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 펀드와의 총수익스왑(TRS)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의 부실은폐 및 부정행위에 관여한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신한금융투자가 법적인 책임을 부담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아 손실 금액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한 배상 책임은 금감원의 추가 검사, 검찰 조사 및 소송 등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재무재표상 별도 충당부채를 쌓지 않았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는 재무재표에 미국 IIG 펀드와 관련한 우발부채 발생 가능성도 명시했다. IIG펀드는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의 TRS 계약을 통해 2억달러를 투자한 펀드로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으로 자산동결 조치를 받았다. 이 역시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충당부채로 인식하지 않았다.

이러한 손실 가능성은 KB증권 사업보고서와 대신증권 감사보고서에서도 관찰된다.

KB증권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금융상품평가 및 처분이익(손실) 항목에서 라임자산운용과의 TRS계약 및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의 판매 관련 손해 발생 가능성이 있으나 손해액 예측이 어려워 재무제표에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PIS(Portfolio Index Swap) 계약을 통해 이의 기초자산으로 수익증권 및 TRS계약을 4037억원 보유하고 있다. 리테일에서 판매한 펀드 중 681억원 가량도 환매 중단된 상태다.

대신증권도 감사보고서상 우발채무 항목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해 기술했다.

대신증권은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 증권사다. 지난해 말 기준 대신증권에서 판매된 환매 연기 라임 펀드 잔액은 1992억3900만원이다. 라임자산운용과 유착 의혹을 받는 대신증권 장 모 전 반포지점 센터장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 회계사는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라임 사태가 국내 금융업에 미친 파장이 얼마나 큰지 확인된다. 당장 금융사의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재무제표상 우발채무로 반영은 어려워 보인다”라며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라임 관련 내용이 감사보고서상 강조사항으로 표기된 만큼 계속기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BNK금융지주, IBK투자증권, 우리은행, 신한은행, 부산은행 등은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에 라임자산운용 관련 우려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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