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3조 이상 증권사 중 구NCR 150% 하회
나신평 “타사보다 위험요인 더 면밀히 검토할 것”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기준으로 판단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50% 밑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구 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지정됐다.

NCR은 증권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구 NCR은 각각 148.92%, 147.60%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구 NCR이 150% 미만인 증권사는 이들 두 개사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까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인 구 NCR을 사용했다. 이후 지난 2016년부터 금융위원회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한 뒤 업무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인 신 NCR을 도입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 NCR뿐만 아니라 구 NCR도 병행해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신 NCR이 대형사의 자본 건전성 측정에 있어 변별력이 낮다는 이유다. 

신 NCR기준 하에선 대형사가 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해 보일 수 있어 지표 산출 적정성이 왜곡된다. 신 NCR은 분모인 업무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이 고정돼 있어 분자인 영업용순자본의 규모가 큰 대형사일수록 높게 산출된다.

이에 신평사들은 구 NCR도 대형 증권사의 리스크 판단 시 필수적인 요소로 본다. 특히 구 NCR이 15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위험요인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구 NCR 지표와 수익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등 위험을 질적 평가해 신용도에 반영한다. 예컨대 NCR이 하락했는데 수익성이 높아지지 않았다면 신용도를 부정적으로 본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이혁준 본부장은 “신 NCR제도로 바뀐 뒤 대형 증권사들의 구 NCR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용평가사에서는 이런 흐름을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있고 임계치를 150%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구 NCR이 150%미만으로 나타날 경우 다른 증권사보다 위험요인이 많은 것으로 판단해 더 자세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의 신 NCR은 875.63%, 827.19%로 금융당국의 유지 권고 기준인 1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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