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전 손보사 위험률 조정해 보험료 ↑
입원·수술 등 인보험 주요담보서 우위 점할까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KB손해보험이 3년째 경험위험률 조정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장기인보험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 전망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흥국·롯데·MG) 가운데 이달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3곳이 경험위험률을 개정했다.

경험위험률이란 보험가입자의 위험률(사망률, 사고율)과 평균수명 등을 예측한 수치로,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에 보험사의 통계를 더해 산출한다.

이들 손보사는 장기인보험에서 입원비, 수술비,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질병사망 등 걷은 보험료보다 보험금 지급이 많았던 담보들의 위험률을 올렸다. 위험률을 상향 조정하면 보험료는 오른다.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위험률을 조정할 수 있게 된 건 지난 2016년 4월 이후부터다. 2016년 이전까진 3년마다 한 번씩 위험률 개정을 통해 보험료를 손봐야 했다.

올해 위험률 조정을 마친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들도 지난해 위험률 조정을 모두 끝마쳤다. KB손보만 지난 2017년 4월 이후로 위험률 조정이 없는 상황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매년 현재 위험률의 적정성을 검토한다. 현 보험료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돼 아직은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4월은 보험사의 상품개정 시기다. 이때 보험사들은 손익에 영향을 주는 3가지 요인(위험률, 예정이율, 사업비율)을 고려해 적정한 보험료 인상폭을 정한다.

기준금리가 역대 가장 낮은 0.75%로 내려가면서 보험사의 예정이율 인하도 필연적인 상황이다. 예정이율을 인하하지 않으면 이차손실(역마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져도 보험료는 오른다.

예정이율 인하에 따라 전 손보사의 보험료 인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KB손보가 올해도 위험률 조정을 하지 않으면 타사 대비 주요 담보에 대한 보험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장기보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손해율을 유지해 가능할 수 있었다. KB손보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7년 81.0%, 2018년 81.5%, 지난해 82.9% 등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개 손보사의 지난해 평균 장기보험 손해율은 87.3%를 기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의 경우 최근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뺏겨도 일부 손보사와 다르게 무리한 인수지침 완화, 담보 확대 등에 매진하지 않았다”라며 “또 자사 내부 감사와 KB금융그룹 차원의 감사 절차가 각각 별도로 있어 리스크 관리가 잘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KB손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손보사는 사업비차손익(비차익) 개선을 위해 올해 주요 사업비 중 하나인 손해조사비를 2%대에서 3%대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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