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K-OTC부 이환태 부장

금융투자협회 K-OTC부 이환태 부장
금융투자협회 K-OTC부 이환태 부장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내 비상장 시장 K-OTC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업 성장 사다리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진입 루트 다양화까지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K-OTC는 한국장외주식시장으로 코스닥, 코스피 등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주식들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4년 출범한 K-OTC는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K-OTC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총 134개로 비보존, 오상헬스케어, 와이디생명과학, 아리바이오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9일 기준 K-OTC 시가총액은 11조8457억원으로 코넥스 시장(4조6416억원)의 두배 수준이다. 이날 K-OTC에는 하루에만 56억원의 자금이 거래됐다. 

금융투자협회 K-OTC부 이환태 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 너머에는 상장되지 못한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 그들을 돕는데 K-OTC 시장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투자자에게는 안전거래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업들에는 투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간 K-OTC 시장을 거쳐 상장한 기업은 13곳이나 된다. 코스피에 4개(삼성SDS·미래에셋생명보험·제주항공·지누스), 코스닥에 8개(우성아이비·씨트리·팍스넷·카페24·파워넷·웹케시·피피아이·서울바이오시스), 코넥스에 1개(인산가) 기업을 상장시켰다. 

이 부장은 올해 K-OTC 시장에 더 많은 기업이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K-OTC시장 거래 제약 요인을 해소하는 정책을 내놓아 기업의 진입 유인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장은 “앞서 거래세 면제, 양도세 인하로 시장이 성장했다면, 지난해 비보존 효과로 시장 인지도가 늘어났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금융위 제도개선이다. 그간 증권신고서 제출 부담 등으로 K-OTC 시장 진입을 꺼렸던 기업들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금융위는 ‘혁신금융’ 활성화의 일환으로 비상장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기로 발표했다. 투자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비상장 기업 주식을 K-OTC 시장에서 매도하는 경우에는 ‘매출’에서 제외해 K-OTC 거래 이후에도 사모 자금조달을 허용케 한 것이다. 현재 K-OTC에서 투자자 간 거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매출행위로 간주 돼 해당 기업은 사모 자금 모집이 불가하고 공모를 통해서만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이 경우 기업들로선 증권신고서 제출 부담이 있다. 

금투협 K-OTC 본부에서 시장 진입로를 다양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K-OTC부는 올해부터 증권사들과 협업을 통해 증권사 기업고객이 K-OTC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 있는 주관사 제도를 활용하는 셈이다. 

이 부장은 “실제 올해 들어 증권사가 그들의 기업고객을 K-OTC에 진입시키려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증권사로선 기업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기업고객은 보다 용이하게 K-OTC 진출을 할 수 있어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를 통한 K-OTC 진출 성공 사례가 나오면 비즈니스 모델로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부장은 “K-OTC 시장이 중소·혁신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텃밭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우리는 상장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 많은 기업이 진입해 들어오고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해 성장하고, 또 코스피, 코스닥 시장으로 상장해서 나가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의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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