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WTI유 19.87달러 마감…20달러 붕괴 
내일 괴리율 30% 넘으면 정지 기간 연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을 낮추기 위한 거래정지 조치에 오히려 괴리율이 늘어났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실시간지표가격(iiv) 대비 괴리율은 각각 81.45%, 75.57%, 73.08%로 나타났다.

최근 이들 원유 관련 ETN의 괴리율이 치솟자 한국거래소가 안정화를 위해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으나 사실상 효과를 보지 못했다. 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5거래일 연속 괴리율이 30%를 넘어설 경우 거래를 정지시킨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유는 이들 ETN이 추종하는 지수인 전날 서부텍사스(WTI) 유가가 19.87달러로 하락하며 20달러 선을 붕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며 상품 지표가치는 낮아졌는데 거래가 정지돼 있어 가격 조정이 불가능했다.

원유 ETN 중 거래가 정지되지 않아 거래가 가능했던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경우 괴리율은 24.83%로 줄어들었다.

괴리율이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가격의 고평가, 저평가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괴리율이 30%일 때 상품을 구매할 경우 30% 더 비싸게 사는 셈이다.

괴리율 조정을 위해 ETN 발행사는 유동성공급자(LP)를 지정하고 있으며 LP는 거래시간동안 연속적으로 호가를 제시해 괴리율을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달 전부터 투자자들이 원유 레버리지 ETN에 몰리며 괴리율 조정이 힘들어 지고 있다. 원유 급락에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커지며 호가를 제시해야할 LP의 물량이 모두 소진돼서다. LP들은 추가 물량을 발행해 안정화에 나섰으나 추가된 물량마저도 품절됐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 13일부터 매매방법을 접속매매에서 단일가매매로 전환한 바 있다.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면 일정시간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되기에 괴리율을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실제 단일가매매 전환 후 삼성 ETN의 경우 82.59%에서 47.27%까지 괴리율이 30%가량 감소했다. 다음으로 거래량이 높은 신한 ETN의 괴리율도 61.55%에서 41.17%로 줄어들었다. 단일가매매로 매매방법이 바뀌며 괴리율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괴리율을 낮추려고 실시한 거래정지였지만 공교롭게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오히려 괴리율을 높이는 결과가 됐다”며 “내일 괴리율은 오늘 거래되는 유가 가격과 내일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에 따라 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래가 재개되는 내일도 괴리율이 30% 이상 넘을 경우 거래는 LP가 추가 물량을 확보할 때까지 계속해서 정지된다. 다만 거래정지 기간이 연장된 후 재개는 일주일 이내에 가능할 예정이다. 거래량이 가장 높은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이미 금융감독원에 일괄신고서를 제출하고 추가 상장 준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