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20%로 제한…스텝다운형 위주서 탈피
고난도상품 지정 피해 은행서도 판매 가능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의 발행량이 급감하자 원금 손실 가능성을 대폭 축소한 구조의 상품을 출시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2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B)의 발행금액은 20조96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8%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으로 ELS 상환이 줄줄이 연기되며 투자수요가 급감하자 발행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ELS 시장은 발행과 상환 규모가 일정하게 순환해 왔는데 원금손실위기로 인해 순환이 꼬이며 ELS 발행 증권사들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ELS 발행 증권사들은 슈팅업형 ELS 등 저위험중수익 상품을 만들어내며 투자자 수요를 이끌어 내는데 매진하고 있다. 

슈팅업형 ELS는 평가시점마다 기준가격이 하락하는 스텝다운형과 다르게 기준가격이 일정해 상환 시 수익률을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 

또 만기까지 상환요건을 채우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최대 20%까지 제한하도록 설계돼 이론상 100% 손실이 가능한 스텝다운형 보다 안정적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9일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1년 만기 3개월 단위의 슈팅업형 ELS를 발행했다. 이는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그간 삼성증권은 스텝다운형 상품 발행에 집중해왔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기초자산으로 한 1년 만기 3개월 단위의 슈팅업형 ELS를 모집 중이다. 모바일 증권플랫폼 나무를 통해 특판으로 판매하며 오는 6월 말까지 격주 간격으로 해당 구조의 ELS를 모집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들은 ELS 판매 허들이 높아진 은행권에서의 판매가 자유롭다는 것도 강점이다. 

원금의 20%까지로 손실이 제한돼 고난도 금융상품에 지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난도 금융상품은 파생상품이 내재되며 원금의 8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말한다.

ELS의 최대 판매처인 은행권에서의 ELS 판매 규제로 덩달아 고심에 빠졌던 증권사들이 은행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ELS를 발행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고난도 금융상품을 규정하고 은행에서의 판매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고난도 금융상품이 포함된 사모펀드와 특정금전신탁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원금이 일부 보장된 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돼 투자매력이 높아서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위원은 “원금보장 또는 원금부분보장형으로 고난도 금융상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상품들의 개발이 파생상품 시장의 새로운 영업패턴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진정되기 전까지 원금비보장형 상품에 대해서 선별적인 투자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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