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수익률 2.91%…국내외 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연준 기준금리 대폭인하 영향…안전자산 다시금 입증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미국 채권이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서도 안전자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북미채권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2.9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17.38%,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12.06%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며 주식형 펀드의 수익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것과 비교된다.

북미채권형 펀드가 이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통상 채권가격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은 만기에 받는 금리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약정된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 3월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또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달러 규모의 재무부 발행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특히 해외 다른 지역의 채권형 펀드들과 비교했을 때 미국 채권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흥국채권, 아시아퍼시픽채권, 중남미채권의 수익률은 각각 –9.78%, -6.25%, -11.53%로 집계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85%였다.

전염병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하락하는 등 완화정책을 펼쳤지만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을 막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일반 펀드에서는 미래에셋달러우량중장기채권펀드의 수익률이 11.05%로 가장 높았다. 해당 펀드는 AA 등급 이상의 안전한 채권만 편입하고 있어 신용리스크 부각에도 성과가 양호했다. 다음으로는 삼성미국투자적격중단기채권펀드(7.13%), 피델리티미달러채권펀드(6.62%) 순으로 조사됐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더 높았다. KBSTAR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ETF의 수익률은 32.67%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삼성KODEX미국채울트라30년선물ETF(21.41%), KBSTAR미국장기국채선물ETF(15.29%), 미래에셋TIGER미국채10년선물ETF(14.37%)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ETF들은 모두 미국 10년물, 30년물 등 장기 국채 선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향후 채권금리는 코로나19의 진정 여부에 달려있다. 전염병 확산의 진정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연준이 통화 완화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자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자산매입 규모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재원 마련을 위해 장기물 발행을 확대했을 때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연준이 대부자 역할로 매입을 계속한다면 금리의 추세적 상승전환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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